금융감독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고 있는 유사보험인 농협공제가 의무보험 시장인 특수건물의 화재보험을 취급하게 할 수 없다는 주장과 특수건물 소유자의 보험사 선택권을 보장해야하며 취급이 가능해지면 적절한 감독을 받겠다는 주장을 양 업계에서는 내놓고 있다.
명분이야 어떤 것이든 결국 보험영역에 대한 업계간의 치열한 대립이었다.
그러나 자기 영역 지키기 혹은 영역 넓히기에 나서기 전에 손보사들은 특수건물 소유자들의 보험 선택권을 지켜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수건물 소유자들이 의무보험인 화재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보험사의 문을 두드려도 인수거절을 당한 사례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행 화보법에 따르면 전국의 16층 이상 아파트나 11층 이상 건물 등 특수건물은 화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이러한 의무보험 시장을 둘러싼 농협공제와 손보업계의 영역다툼 뒤로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 없는 특수건물 소유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지방 소재의 오래된 아파트나 숙박업소다.
제보자들은 건물의 위험도에 따라 보험료를 인상할 수는 있으나 의무보험이라면서 보험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하소연한다.
보험사들도 이유는 있다. 보험이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큰 건물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보험을 인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농협공제의 의무보험 시장 진출을 견제하면서도 정작 위험도가 큰 특수건물은 인수할 수 없다는 보험사의 주장은 이율배반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의무보험 시장에 대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특수건물 인수거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위험도가 큰 계약의 경우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인수하는 공동인수물건으로 분류, 할증된 보험료를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특수건물의 불량물건의 경우에도 화재보험 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 아니라 공동인수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보험영역을 지키기 위한 논쟁도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