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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맨의 인생 2막 시리즈 (1) 소병윤 선우 부사장 (전 대투증권 홍보이사)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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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11-23 22:23

“명퇴 후 물질적 어려움보단
쓸쓸함이 더 큰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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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의 강점은 우수 집단, 성공한 사람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 주력해라”

최근 증권맨 26년 생활을 접고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사장으로 옮긴 소병윤 전 대투증권 홍보이사<사진>가 후배 증권맨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금융업계 내 명퇴가 일상화된 지금 명퇴 이후 새로운 인생 2막을 연 사람들은 흔치않다. 이 가운데 26년을 증권맨으로서 재직하다 이종업계인 결혼정보회사 경영진으로 발탁, 증권맨의 인생 2막을 시작한 이가 있어 화제다.

소병윤 선우 부사장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만26년을 대투증권에서 근무해왔다. 전주와 상계동 지점장을 거쳐 홍보 마케팅부문 8년 경력의 토종 증권맨.

그러던 그가 뜬금없이 선우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사장으로서 경영총괄업무를 맡으며 경영자로서의 제2의 인생을 펼치게 된 것이다.

소 부사장은 “내가 이 곳에서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단지 보람 있고 오래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끝에 여기서 둥지를 틀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물론 과거 소 부사장의 독특한 이력을 보면 이같은 직업선택에 대한 의문도 풀린다. 지점장시절 이어준 커플도 몇 차례 되고, 이혼에 직면한 부부를 다시 맺어준 경험도 있는 등 만남을 주선하는 일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혀 다른 업종인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하게 된 데는 평소 그의 취미와 성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가 큰 영향이 된 듯 했다. 대학시절 불문학을 전공하며 문학에 대해 갖던 그의 ‘끼’가 바로 그것.

그가 최초 입사해 만 26년을 근무했던 대투증권은 사실 그가 절실히 원했던 직장은 아니었다고 한다. 평소 문학, 음악 등 문화적인 것들에 관심을 갖던 그는 뭔가 창조적이고 문학적인 직업을 추구했다. 대학 때부터 화랑을 다니며 그림에 대한 소양을 쌓고 미술, 평론, 음악, 영화, 뮤지컬 등 문화에 관심을 기울인 다양한 경험이 이를 말해준다.

지금도 CD음반 1000여장 이상, 서적만도 1000여권을 넘게 소장하는 그에게 문학과 예술은 하나의 삶이라고 봐도 무방한 듯 했다.

그는 “사실 회사에는 미안하지만 평소에도 전공서보단 문화와 관련된 책을 읽어왔다”며 “산을 오를 때도 무작정 오르는 것이 아니라 항상 하나의 토픽을 음미하며 오른다”고 말했다.

때문에 홍보부서 재직시에도 광고파트에서 찍는 CF 배경음악 선곡을 하고, 투신상품 브랜드 네임을 수없이 짓는 등 예술 혹은 창작과 관련된 것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쏟아왔다.

그러던 중 대투증권이 불가피하게 겪은 구조조정을 통해 그 또한 사회적 나이를 무시할 수 없는 풍토로 명퇴대상에 올랐고 그는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강조한다. “퇴직이후 물질적인 어려움보다는 사회와 격리된다는 두려움이 더 큰 문제다. 나 또한 퇴직 이후 지인들로부터 전화도 많이 오고 새로운 잡(JOB)에 대한 제안도 꽤 들어왔지만 두 달이 넘어서면서 소식이 끊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쓸쓸함과 두려움이 시작됐다.”

사실 그에겐 여러 곳에서 취업제안이 들어왔다고 한다. 금융회사 CEO에서 언론사 광고국 등 취업 제의가 수차례 들어왔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소 부사장은 “타회사의 임원이나 CEO를 갈 경우 기껏해야 3년 정도가 한계일 것”이라며 “보람있고 길게 갈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본래 선우의 평범한 사원으로서, 즉 커플매니저로서 출발하려 했다고 한다. 아무리 경력이 많더라도 이 부문에선 초짜이기 때문에 우선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서다. 그럼에도 그의 사회적 경력과 능력은 높게 평가돼 결국 큰 책임이 따르는 부사장 직분이 주어졌고 이를 위해 전보다도 그는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찾았을 때도 이미 막 서점에서 사온, 이번 주에 읽을 따끈따끈한 책 5권이 쌓여있었다.

소 부사장은 “갑과 을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때문에 손님에게 차 한잔을 대하는 자세도 각별해야 하며 현재의 직업을 활용해 인적 네트워킹을 쌓는 노력이 있어야 지속적인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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