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는 등 내부 모습이 다른 점포와 판이하게 달라지거나 고객서비스를 보강하긴 했지만 정작 경영전략이나 영업 전반에 걸쳐 새롭게 다가오는 감동은 드물기 때문이다.
얼마 전 SC제일은행은 ‘미래형 금융점포’를 표방하면서 강남지역에 새 점포를 냈다.
이 은행 강남 중앙지점은 소매 및 중소기업 금융에 중점을 둔 총 130여평 규모의 초대형점포다.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해 편안하고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특히 공항의 VIP라운지를 벤치마킹해 ‘서비스 엠배서더(대사)’가 은행 입구에서 고객을 맞이하고 담당직원에게 안내하거나 고객 대기시간동안 직접 차를 대접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적이다.
그러나 이는 CS를 강화한 것이긴 해도 고객 입장에선 이것만으로 은행의 서비스나 업무처리의 질이 달라졌다고 느낄 정도는 못된다. 또한 아직까지는 은행이 강조한 ‘미래형’이 무엇인지 체현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지점 박경진 지점장은 “여느 점포라면 서비스를 받기위해서 고객이 직접 찾아다녀야 하지만 ‘서비스 대사’인 직원이 직접 찾아주는 부분이나 까페같은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선 고객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직원이 직접 문 앞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서비스는 SC제일은행만의 것은 아니다.
HSBC도 지난 8월말부터 신개념점포를 내세우며 분당지점과 삼성지점에서 ‘첫인상 매니저’를 두고 고객을 문 앞에서 맞이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첫인상 매니저는 SC제일은행의 서비스대사 보다 더 적극적인 영역을 지니고 있다.
HSBC 한 관계자는 “이 첫인상매니저는 부지점장급의 책임과 역량있는 직원으로 고객 응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창구서비스를 모니터링하며 더 나아가 고객의 컴플레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HSBC는 신개념이라는 것을 모든 점포의 공간을 고객한테 돌려준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즉 기존엔 사무실 겸 상담실이었던 것을 모두 고객 서비스 및 상담 공간으로 둔다는 의미다.
아울러 전산에서 고객을 인지하고 또 전산을 통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 및 서비스를 소개하는 부문도 신개념의 하나로 소개했다.
시중은행인 A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솔직히 해마다 신개념 점포가 소개되지만 결국 은행 본질적인 업무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이벤트성으로 불거진 후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원위치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모 은행에서는 입출금창구의 대기고객 의자를 없애고 매표소처럼 줄을 서도록 하는 등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역시 고객들의 반발 등으로 다시 원상복귀 된 점 등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통합에 맞춰 뉴뱅크의 점포전략을 통해 신개념 점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즉 고객군에 상응하는 채널전략으로서 기존의 표준형 점포이외에 파이낸셜센터, BIB, FP형 등의 신개념 점포를 확충한다는 것이다.
특히 파이낸셜센터는 PB, 리테일, 소호, 중소기업 등 모든 고객층을 대상으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전 영역의 금융상품과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른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이 점포전략이 신개념점포로 성공하려면, 모든 영역을 망라하는 만큼 각 영역간에 연계 및 시너지가 우선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직원들의 역량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그렇지 못하면 단순히 각 영역을 모아둔 집합점포 혹은 인테리어를 또 한번 바꾼 것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B은행 한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몇 년에 한번씩 점포 레이아웃을 바꾸게 되는데 그때마다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며 “일선점포가 신개념 영업을 스스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차원의 변화에 그친다면 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