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대주주 심사요건 강화해야

대주주간 경영권 분쟁으로 내부적으로는 몸살을 앓고 외부적으로는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쌍용화재에 금융당국이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30일 금감위 정례회의에서 쌍용화재에 대해 경영개선요구를 조치하고 경영개선안을 금감원장에게 제시하라고 명령했다.

쌍용화재의 경영분쟁이 심화, 대주주간 ‘아전인수’,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서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왠지 씁쓸하기 그지없다.
대주주간 막가파식 힘겨루기를 보면서 한 쌍용화재 직원은 어쩌다 쌍용화재가 이렇게 되었는가라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으며 기존 대주주들은 회사를 진정 살리려는 마음이 있다기 보다 단기간에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현재 주주들은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심지어는 도둑떼거리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 역시 쌍용화재의 대주주들에 대한 시각이 매우 안 좋은 것이 사실이다.

금감원의 쌍용화재에 대한 입장은 아주 단호하다.이번 쌍용화재를 본보기로 삼아 향후 여타 금융회사에 대해서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고객 및 계약자들의 보호에 소홀히 할 경우 가차없이 칼(?)을 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쌍용화재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은 경영과 소유를 완전 분리한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쌍용화재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쌍용화재의 공식적인 입장은 임원후보추천위를 구성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회사를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마나 갈등을 해소할 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요컨데 금융당국은 이번 쌍용화재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 않다면 배워야 할 것이다.

금융업종의 경우 돈이 거래되고 고객의 신뢰가 생사여부를 가리고 고객 역시 막대한 손실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금융기관 인수시 대주주 심사요건을 좀 더 체계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