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조달 비용이나 통화스왑거래를 위한 별도의 회계처리 및 전산 등의 추가적인 비용을 감안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설비투자 등의 수요만 발굴하면 은행으로서는 활용도가 높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외환보유액 대출은 기본적으로 은행이 한은으로부터 달러를 받고 원화를 주면서 통화스왑계약을 맺게 되며 은행은 기업에 저리로 외화자금을 빌려 주게 된다.
이 때 은행이 한은에 주는 원화에 대해 한은이 국고채 금리를 지급함에 따라 당초 금융채 수준의 금리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던 은행들로서는 예상보다 조달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
결국 이같은 통화스왑 과정에서 해외에서 리보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서 조달하는 것보다는 싸지만 매력도가 소폭 떨어진다는 얘기다.
시중 A은행 한 관계자는 “한은에서 달러를 차입할 경우 자체 신용등급으로 해외 차입하는 것보다는 싸지만 통화스왑거래이다 보니 당초 예상했던 만큼은 아니다”라며 “이외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화스왑 거래 발생 때 별도의 회계처리를 해야 하며 전산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또 “용도가 제한돼 있는데다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비용 등을 감안한 가격을 볼 때 자금수요도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한은은 이 자금의 용도를 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의 자본재수입자금 외화대출, 항공기구매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B은행 한 관계자는 “스왑시장에서는 원화 금리 수준이 워낙 낮아서 금융채로 하든 국고채로 하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가격의 문제보다는 자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향후 안정적인 외화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용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이같은 설비투자의 수요를 찾는 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요발굴 및 운용이 실효성을 가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도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요를 발굴하는게 관건”이라고 내다봤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국책은행은 해외에서 조달할 때 시중은행보다는 좋은 조건을 적용받아 보통 리보금리에 30bp(0.3%)를 얹어 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적을 수 있지만 수요처만 잘 찾는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