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해외점포의 현지직원에 대해 ‘본국 순환근무제’를 처음 실시하면서 그 첫 대상자가 된 베트남 조흥비나은행의 증디황 완(27) 씨는 연수받는 내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고.
특히 한국말을 잘 하는 완씨이지만 ‘단골’이라는 단어의 발음을 무척이나 어려워했다. 그러나 이들 고객을 활용하는 마케팅은 매우 인상깊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는 마케팅이라는게 거의 없습니다. 고객이 알아서 필요하면 은행에 오는 정도죠”그는 “베트남에는 아직 다양한 서비스나 상품이 거의 없다”며 “업무 모형은 베트남과 한국이 다르지만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워 베트남에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특히 요즘들어 베트남에서의 경쟁도 심상치 않다고. 이제는 은행들이 한국 기업뿐 아니라 다른 외국계 기업이나 베트남 기업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그동안 신문 등을 통해 한국내 은행들간에 경쟁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실제 와보니 실감난다”며 “그래서인지 모두들 일도 열심히 하고 업무 처리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법인에서 예금 부문의 한국고객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완씨는 그동안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언어나 서비스면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던 만큼 이번 기회에 한국어를 확실하게 익히고 상품과 서비스의 전문성도 길러 제대로된 마케팅을 하고 싶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조흥비나은행에 오는 고객들이 대부분 한국인들이지만 현지법인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몇 명 안되는데다 그나마 기본적인 대화수준이어서 전문적인 여신 등의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완씨는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해 통역사 없이도 한국말을 곧잘 했다.
그러나 아직도 일 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많다면서 한국내에서의 바쁜 일정을 소개했다.
오는 6월말부터는 연세대 어학당에 다닐 예정이며 저녁에는 일주일에 두 번 금융연수원에서 수출입업무 관련된 연수도 받아야 하는 등 6개월간의 연수일정이 빡빡하다.
그가 조흥은행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2년 12월 조흥비나은행에 입행하자마자 한달간의 연수를 받기 위해 온 적이 있다.
완 씨는 “당시엔 약 30여명의 조흥은행 신입행원과 함께 연수를 받아서 외국인은 나 혼자였던 데다 입행한지 한달도 안된 상태여서 모든 게 생소했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번엔 겨울이라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고생이 많았지만 이번엔 날씨도 좋고 해서 기회가 되면 제주도에 꼭 한번 가고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