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승진인사 및 직급·호칭 통합안을 놓고 옛 한미은행 노조와 경영진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였다.
하 행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두고 볼수만은 없어 A4용지 한 장 반 분량의 편지를 작성한 후 사내망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9일 세 번째 노사협의회도 별 성과 없이 끝나고 직원들의 불만도 지속되고 있어 다음날인 10일 편지라는 형식으로 직원들의 동요를 일부나마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은행 내부에서는 풀이했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된 승진 문제나 직급 및 호칭통합과 관련된 개선방향에 대해선 전혀 언급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 행장은 편지에서 “여러분들이 흔들리면 한국씨티은행의 미래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해 직원들이 더 이상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 행장은 지난 1년을 ‘중요한 전환기’로 또 앞으로 닥치게 될 2~3년은 ‘뜻깊은 도전의 시기‘라고 언급하며 그동안 직원들의 심적인 갈등을 일일이 해소해주지 못하고 조직 인사통합 관련한 직원들의 우려를 바로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또 “경영진들의 의도와는 달리 직원 여러분들이 심적인 갈등이 쌓이고 또한 많은 부분 오해를 낳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하행장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직원들이 갖고 있을지 모르는 심적인 갈등과 불안감을 해소해가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쟁점화 한 사안에 대한 구체적 해법 제시나 명쾌한 답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결 실마리로 제시된 것이 있다면 하행장이 직원들의 건의사항이나 주요 관심사항을 직접 챙기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와 관련해 그동안 통합일정으로 잠정 중단됐던 ‘영업점 소리듣기’ 채널을 확대개편한 ‘직원소리듣기’채널을 다시 시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언급한 부분이 유일하다는 것.
이 소식을 접한 한미은행 출신 한 직원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직원들의 불만이나 의견은 충분히 경영진에 전달됐다”며 “이제는 어떻게 해결 할지에 대해 경영진들이 대답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은행 노조는 현재 △옛 한미은행 출신의 추가 승진인사 △호칭정책 철회 △성과관리절차 통합안 철회 △씨티 본·지사간 순환배치 등의 4개안을 은행측에 요구하며 노사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