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출신의 전무 상무급이 전례없이 대폭 승진한데다 호칭과 직급 통합 역시 씨티 일부 직급에 유리하게 적용됐다는 불만과 양 은행이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특히 지난해 파업 때와 달리 1, 2, 3급에 속한 일부 직원들까지도 동요돼 향후 내부통합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씨티출신 윗직급으로 = 이번 승진인사에서는 그간의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게 씨티출신의 상무 전무급들이 대거 승진했다. 전무급의 경우 기존 2명에 불과했으나 이번에 11명이 승진해 13명으로 늘었다. 상무급도 기존 33명이었으나 이번에 승진된 사람만 2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 전에는 상무와 전무가 총 35명으로 운영됐으나 승진이 있은 후 59개 자리로 늘은 것.
반면 상무급에 해당하는 한미 1급의 경우 기존 44명이 포진해 있었으며 이번에 6명이 승진하는데 그쳤고 2급도 기존 114명이 있었고 12명이 승진했다.
한미노조 한 관계자는 “통합 전엔 팀을 포함한 부서는 48개에 불과했으나 통합 5개월만에 부서가 166개로 늘었다”며 “결국 부서장 자리를 늘린 것 아니겠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 씨티 전무는 임원? = 기존 2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난 전무급의 경우 한미 직급의 1급도 혹은 임원도 아닌 애매모호한 직급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미 1급이 상무급과 통합됨에 따라 전무급은 마땅히 매칭할 직급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행장보와 본부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는데 임원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은행측에서는 ‘집단간부체제’ 하에서 집행간부라는 용어로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인사관련 요구안을 통해 “직원수에 비례해서 볼 때 1급과 전무, 2급과 상무, 3급과 지배인으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호칭통합 과정에서 기존에 부행장으로 불렸던 한미 출신의 일부 부행장에 대해선 부행장보로 하기로 했으며 다만 남은 임기까지는 부행장으로 불러도 상관없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 한미노조·씨티노조·경영진 삼각구도 =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파업 이후 또 한번의 폭풍이 몰아칠 기세다.
지난해 파업당시 본부 3급 직원중 70%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노조 주최로 연 간담회에는 63%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1~2급과 3급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한 투쟁기금 모금에도 20일 현재 이들 직급의 65%가 참여했다고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파업이 4~5급 위주였으나 이번엔 전 직급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게다가 이번주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인 씨티 서울지점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은행 노조 정연훈 위원장은 이번 승진인사에 대해 “근무성적이 좋고 돼야 할 사람이 안된 사례가 많아 내부적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런 사례를 모으고 있으며 이 부문에 대해서 대응을 할 방침이다.
반면 이번에 호칭이 한 단계 낮아진 씨티출신의 한 관계자는 “양 은행간 체계가 워낙 다른 상황에서 100% 만족하는 안은 있을 수 없다”며 “조정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고위관계자도 “서로 다른 양 조직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비교대상 자체가 잘 못 됐다”며 “감정은 이해가 되지만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