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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하나은행장 내정자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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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3-23 23:00

“10년지기에도 원칙에 엄한 금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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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0년을 사귀면 조금 유연해지기도 하는데 공적인 일에서는 절대 양보하는 일이 없습니다”

지난 10년간 하나은행의 고객이자 투자자인 A사 김모 사장은 김종열 하나은행장 내정자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96년쯤 김종열 내정자가 서초지점장으로 있을 당시 김사장은 A사 재무담당 이사로 김 내정자를 처음 만났다. 그 이후 현재까지 형 동생하는 사이일 만큼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김 사장은 김종열 행장 내정자에 대해 “원칙에 엄격하다”며 “기준이 명확해 이게 은행을 위한 일인지, 그렇지 못한지를 따져 그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고 평가했다.

은행 내외부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이같은 평은 거의 비슷하다.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던 하나은행 K지점장은 “어떤 기준이 있으면 원칙을 지키려고 애를 많이 쓰고 예외적용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칙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노력들이 27년간 은행생활을 하는데 버팀목이 됐으며 말단 행원에서 은행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로 많은 이들이 꼽는다.

또 지난 1998년 충청은행, 1999년 보람은행 인수, 그리고 2002년 서울은행 합병 당시 최단기간에 성공적인 합병을 이끌어 추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합병작업을 같이 했던 B팀장은 “추진력은 정말 대단하다”며 “지시한 부문에 대해선 꼭 챙기는 등 빈틈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철저한 성과보상주의로 일 잘하는 직원엔 배려

호텔보단 식당, 양주보단 소주…소탈 성격 반영



또 당시 전산부가 24시간 비상근무를 할 때도 갑자기 새벽 3시쯤에 나타나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면서 그 때 직원들은 슬리퍼신고 돌아다니다가 당황해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최근에도 새벽에 갑자기 특정 부서를 들러 열심히 하자는 격려의 말을 남기고 떠나는 등 시간이나 장소와 관계없이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추진하고자 했던 부문을 밀고 나가는 그의 뚝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이런 그의 원칙과 뚝심이 수 차례의 인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김 내정자는 철저히 성과에 따른 보상주의자로 알려져왔다. 실력대로 일 잘하는 직원, 그리고 은행에 기여하는 직원에게는 나이 학벌 등에 관계없이 대우해주는게 그의 지론이라는 것.

향후 하나은행이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자리잡아 갈 수 있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주변에서는 그를 매우 소탈하다고 평가했다. 한 측근은 대외기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상대방이 호텔 식당을 예약 해두면 복집이 어떠냐고 권유해 자주 바꾸기도 한다고.

술도 양주, 맥주보다는 소주를 즐겨 하는 편이다.

지난 1978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후 27년간 그는 하나은행에서만 일해왔다.

이런 덕택인지 외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하나은행 조직의 특성상 김승유 행장이 대외적인 활동의 대부분을 하고 김 내정자는 부행장으로서 보좌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하지만 그는 4월 이후에도 일정이 빡빡하다. 은행들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건전성과 수익성을 꾸준히 돌보면서도 대외적인 활동에 따른 일정 역시 빠듯하게 소화해 나갈 작정이라는 것.

주변 임직원들은 은행의 CEO로서 대외적인 네트워크 역시 진일보 시키고 지주사 회장이 될 김승유 행장과의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주력 엔진 노릇을 너끈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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