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하나은행의 고객이자 투자자인 A사 김모 사장은 김종열 하나은행장 내정자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96년쯤 김종열 내정자가 서초지점장으로 있을 당시 김사장은 A사 재무담당 이사로 김 내정자를 처음 만났다. 그 이후 현재까지 형 동생하는 사이일 만큼 막역한 사이로 지내고 있다.
김 사장은 김종열 행장 내정자에 대해 “원칙에 엄격하다”며 “기준이 명확해 이게 은행을 위한 일인지, 그렇지 못한지를 따져 그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고 평가했다.
은행 내외부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이같은 평은 거의 비슷하다.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던 하나은행 K지점장은 “어떤 기준이 있으면 원칙을 지키려고 애를 많이 쓰고 예외적용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칙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노력들이 27년간 은행생활을 하는데 버팀목이 됐으며 말단 행원에서 은행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로 많은 이들이 꼽는다.
또 지난 1998년 충청은행, 1999년 보람은행 인수, 그리고 2002년 서울은행 합병 당시 최단기간에 성공적인 합병을 이끌어 추진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합병작업을 같이 했던 B팀장은 “추진력은 정말 대단하다”며 “지시한 부문에 대해선 꼭 챙기는 등 빈틈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철저한 성과보상주의로 일 잘하는 직원엔 배려
호텔보단 식당, 양주보단 소주…소탈 성격 반영
또 당시 전산부가 24시간 비상근무를 할 때도 갑자기 새벽 3시쯤에 나타나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면서 그 때 직원들은 슬리퍼신고 돌아다니다가 당황해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최근에도 새벽에 갑자기 특정 부서를 들러 열심히 하자는 격려의 말을 남기고 떠나는 등 시간이나 장소와 관계없이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추진하고자 했던 부문을 밀고 나가는 그의 뚝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이런 그의 원칙과 뚝심이 수 차례의 인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김 내정자는 철저히 성과에 따른 보상주의자로 알려져왔다. 실력대로 일 잘하는 직원, 그리고 은행에 기여하는 직원에게는 나이 학벌 등에 관계없이 대우해주는게 그의 지론이라는 것.
향후 하나은행이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자리잡아 갈 수 있는데 한 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주변에서는 그를 매우 소탈하다고 평가했다. 한 측근은 대외기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상대방이 호텔 식당을 예약 해두면 복집이 어떠냐고 권유해 자주 바꾸기도 한다고.
술도 양주, 맥주보다는 소주를 즐겨 하는 편이다.
지난 1978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후 27년간 그는 하나은행에서만 일해왔다.
이런 덕택인지 외부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하나은행 조직의 특성상 김승유 행장이 대외적인 활동의 대부분을 하고 김 내정자는 부행장으로서 보좌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하지만 그는 4월 이후에도 일정이 빡빡하다. 은행들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건전성과 수익성을 꾸준히 돌보면서도 대외적인 활동에 따른 일정 역시 빠듯하게 소화해 나갈 작정이라는 것.
주변 임직원들은 은행의 CEO로서 대외적인 네트워크 역시 진일보 시키고 지주사 회장이 될 김승유 행장과의 적절한 역할분담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주력 엔진 노릇을 너끈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