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합병은행들은 합병후 통합회사의 사업전략을 명확히 설정하고 종업원을 포함,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등 통합 전략을 원만히 수행해야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금융연구원 이건범 연구위원은 ‘합병은행의 바람직한 통합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신한-조흥, 한미-씨티은행 등 국내 합병은행들이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사시스템 및 업무방식의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합병후 통합(PMI·post-merger integration)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특히 “합병은행간 조직 및 인적융합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선 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은행의 경우 합병 주체 은행의 역량을 이전 하는데만 주력함으로써 상대은행의 핵심역량의 손상 및 인적융합의 어려움을 초래해 결국 합병의 실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가했다.
조직융합은 합병의 목적, 양사간 상대적 규모 및 장단점, 서비스 분야, 기업문화간의 동질성 수준 등의 요인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은행 합병의 경우 조직확대에 따른 운용의 복잡성 증대, 우수인력의 유출, 업무다변화에 따른 이해갈등의 문제 등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해야 합병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웰스파고의 경우 지난 1996년 First Interstate를 인수한 후 초기엔 지점 통폐합, 인력감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피인수은행 쪽 살빼기에 치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해온 피인수은행의 전략을 수용하지 않아 내부적인 통합 지연 및 고객기반 상실로 결국 수익성이 하락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990년 합병한 미쓰이 은행과 다이요고베은행도 조직통합뿐 아니라 상이한 전산체계의 통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초 의도했던 합병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통합작업의 비합리성 및 지연으로 합병효과가 반감되는 사례가 많다”고 우려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