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노동청의 지시에 따라 지난 1월 21일까지 이원직군제의 성차별적인 요소들을 시정해야 하는 시한을 의식해 최근 임금 및 승진과 관련 사항을 일부 손질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말 옛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의 임금을 통합하면서 이원직군제의 적용을 받는 직원들의 임금도 함께 인상된것.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원직군제 대상 직원들의 경우 평균 20%의 임금인상율에 종합직의 69% 수준까지 인상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초에는 이들 직군에 포함된 직원 전체 1600여명 중 33명의 승진인사도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직무 배치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노사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쉽사리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노동청은 이원직군제가 채용, 배치, 임금, 승진 등에서 성차별적인 요인들이 있다며 시정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또 행원A, 행원B(전담텔러)의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고 이 직렬을 뺀 나머지 직렬을 배제하고 배치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이를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
일단 은행측은 노동청 시정 요구 이후 임금과 승진부문에 대한 개선에 손을 댄 것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직렬간 이동이 사실상 어렵게 돼 있는 점 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노사간에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FM/CL직원들이 다른 직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순환 가능한 직렬로 만들어야 한다”며 “누구나 갈 수 있도록 터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측은 직렬전환 시 시험 등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전환 하는 방향을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는 어떤 기준에 의한 게 아닌 누구나 다른 직렬로 이동할 수 있도록 터줘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은행 인력지원부 최창식 부장은 “직렬전환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말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나은행의 인사시스템은 총 50개의 직렬로 구분되며 이중 이원직군은 하나의 직렬에 해당한다.
이 은행 노사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고 직무가치를 산정하는 등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공동컨설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주 중 컨설팅 업체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