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시장포화 등의 요인으로 신규 고객 창출이 여의치 않자 그동안 소홀했던 기존의 고객군을 찾아내 활성화시키거나 이들 고객에게 교차판매(크로스셀링)를 함으로써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그동안 디마케팅을 해왔던 카드 및 대출 고객을 조흥은행의 확실한 고객으로 다시금 유치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최근 몇 년동안 부실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카드 및 개인신용대출 등에 대해 디마케팅을 해왔다. 이에 따라 불량한 고객들이 많이 걸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과거 불량했던 고객 중 일부 우량해진 고객들을 찾아내 대출 상품 판매 등으로 고객화할 방침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특히 신용카드는 디마케팅으로 크게 위축돼있었다”며 “조흥은행 카드를 사용하면서 타행 카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약 150만명의 고객을 조흥은행의 확실한 고객으로 유치하는 게 올해의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런 고객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DM, TM, 이벤트, 상품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숨겨진 자영업자들을 찾아 교차판매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사업자지원팀에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소호대출을 해 왔지만 하나은행을 포함한 전 은행이 소호대출에 대한 부실로 더 이상 대출에는 한계에 직면한 상황. 이에 따라 여신이 나가지 않았던 자영업자를 찾아내 보험상품, 투자상품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24만명의 자영업자 고객이 다른 개인고객과 묻혀 개인본부에 속해 있으며 자영업자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직장인 위주의 개인고객 중심 마케팅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이들 자영업자 중에 사업자지원팀을 통해 소위 ‘소호대출’이 이뤄진 고객은 5만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출이 나가지 않은 자영업자를 찾아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한다는 전략. 사업자지원팀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들 자영업자들은 직장인 위주의 다른 개인고객들과 함께 일관된 마케팅이 이뤄졌다”며 “이 고객을 따로 떼어 내 사업자지원팀에서 이 고객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등 교차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게 어려워진 만큼 기존 고객들 중에서 교차판매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선임연구위원도 ‘은행수익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서 교차판매의 중요성’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은행은 핵심상품군을 증권 및 보험까지 다각화하고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교차판매를 통해 수익증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