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작 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중개나 공급 기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월말 중소기업대출은 전달보다 무려 6조1760억원이 줄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그림 참조>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잡기 시작한 지난 1999년 1월 이후 월간 감소 폭으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2003년말과 2002년말에도 연말효과가 발생하며 각각 4조4328억원, 1조1769억원 줄었지만 이번의 6조원대와는 비교가 안된다.
특히 2003년엔 연말을 제외하면 매달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도 올 5월까지 증가세를 이었지만 6월부터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한해 동안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규모도 6조9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중소기업대출은 전 분기보다 7조원 증가했으며 2분기엔 4조원 늘었다. 그러나 3분기엔 1조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고 4분기엔 5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하는 등의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은행들이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을 포함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많이 줄였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도 지난해 1분기 2조3000억원 늘었으나 이후 2분기엔 1조4000억원 늘었다. 3분기엔 전 분기보다 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4분기엔 9000억원이 줄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한은 관계자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 약화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금융기관 대출행태 추이를 봐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1분기 이후 16, 3, 7, 3을 나타냈으나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13, -7, -16, -1로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대출수요지수는 10에 달하지만 대출태도지수는 1에 그쳐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올 1분기 대출태도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완화된 것이 금융당국의 대출독려정책 덕분이라는 것도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