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서울지점일 당시 씨티은행은 처음에 예금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한 후 한 두달이 지나면 수익증권 상품으로 전환할 것을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형태의 영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파악한 바로는 이들 고객중 70%는 씨티의 권유에 따라 수익증권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머지 30% 고객은 예금 고객으로 남거나 혹은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떠나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이같은 영업행태는 시중은행의 임원이나 PB팀 관계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히 나도는 이야기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기예금보다는 수익증권 판매로 인한 수수료에 군침이 당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시중금리가 3.5%일 경우 4%로 고객을 유인한 후 한달 후 중도해지 해도 4% 금리를 그대로 준다고 하자. 이때 수익증권의 판매수수료가 주식형의 경우 시장이 좋을때 많게는 1∼2% 정도 나온다고 하면 한달 치 금리를 높게 줬다 해도 은행엔 더 이득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게다가 은행으로서는 어차피 조달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빨리 중도 상환하는 게 손해를 덜 보는 방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B은행 고위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도를 걷는 영업활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통합은행에선 처음부터 펀드상품으로 접근하는 등 시중은행 다운 변모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A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영업은 소규모 금융기관들이 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이 경우 투자성과가 나쁘거나 고객이 불만을 갖게 돼 고객이 이탈하더라도 또 다른 고객을 유치하면 그만이지만 시중은행 규모에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C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엔 준비되지 않은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없이 수익증권으로 전환해서 문제가 될 수 있었지만 최근엔 고객들도 수익증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씨티은행 고위관계자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크로스셀링(교차판매)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정용화 부원장보는 “만일 운용을 잘못해서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쳤거나 소비자의 동의를 제대로 구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감독당국에서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익명을 요청한 정부 한 관계자는 “갈아타기가 좋으냐 나쁘냐는 결국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가려서 판단할 만큼 의식이 성숙해 있기 때문에 우려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