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하나은행이 대투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실사작업에 나서면서 대투인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은행 내부적으로 이같은 목표를 정하고 실무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내년 1월 전후로 대투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에 대비해 이르면 1월 중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한 후 8~9월께 지주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나은행은 최근 사내 메일 등을 통해 대투 인수 이후 증권부문을 강화해갈 것임을 직원들에게 시사했다.
또 앞으로 은행과 증권부문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방안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적극 타진할 것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은행 고위관계자는 “대투 인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대투 인수가 조만간 확정되면 비은행부문이 적지 않게 강화되기 때문에 내년 중에 지주사로 전환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올 초 지주사 전환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그동안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해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보험사 및 증권사 인수, 카드부문 분사 등이 지연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대투인수 작업이 탄력을 받음에 따라 지주사 전환의 구체적인 계획도 가능해진 것으로 금융권은 풀이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투를 인수할 경우 은행의 자회사로 인수하기 보다는 지주사에서 인수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대투 인수 결과에 따라 지주사 전환시기도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지주사 전환에 대해 은행측과 구체적으로 협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은행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으로서 자회사를 인수하는 데는 규모면에서 제한이 있을 수 있어 대투를 인수할 경우 지주사 설립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이 지주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일단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단 지주사 설립인가 신청을 하면 예비인가를 받은 후 주식교환 등의 지분 정리 작업을 거친 뒤 회사설립형태에 이르면 본인가를 받는 게 통상적이다.
보통 인가신청을 받은 뒤 금감위가 승인을 하기까지는 두 달정도 걸리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8~9월이면 충분히 이를 수 있는 스케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