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모험자본으로서의 유니버셜뱅킹의 역할이 강조됐으며 이를 통해 투자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외국자본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는 10일 금융산업노조의 정책연구 발표를 앞두고 금융산업의 외자지배 대응방안의 일환으로 정승일 박사(국민대 겸임교수)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한국적 모험자본의 모색’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박사는 “국내에 남아도는 돈만 제대로 활용해도 외국자본이 필요없다”며 “국내 은행들은 생산적인 리스크를 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 모험자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의 유니버셜뱅킹 사례를 들기도 했다. 독일의 대형은행들은 기업의 기술적 능력과 사업전망을 평가하고 선별된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스스로 모험자본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별된 기업들에 대해선 대출, 주식출자, 주식·회사채 발행주선 및 주간, 경영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거래 기업의 주주총회마저도 지배한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기업과 은행이 밀접한 장기적 관계를 맺는 하우스뱅크(Hausbank)제도는 오늘날 독일경제를 지탱하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핵심 금융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영미형 자본주의를 선호하는 국내에서는 주주가치의 극대화에 대한 압력이 오히려 장기투자를 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즉 생산적인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모험자본을 육성하는 것이 영미식 자본주의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모험자본을 키우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은행(금융지주사), 기업집단, 정부의 생산적 투자자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활동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기 위해 자본소득세와 토빈세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정 박사는 “사모펀드는 모험자본을 만들어내는 여러 방법중의 하나”라며 “이같은 모험자본을 육성하면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자본에 대한 대응은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