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지난 8개월 동안 100만원도 채 안되는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을 기록한 대형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대다수 증권사들이 보험상품 판매의 현실적인 벽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 십억원에서 수 백억원까지 판매고를 올렸던 대형사들의 경우 올해 들어선 보험상품 판매가 100만원도 채 안되는 곳도 속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증권사에서 방카슈랑스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판 보험상품이 100만원도 안 될 정도로 판매가 저조했다”며 “한두 곳 회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나마 삼성과 대투증권 정도가 방카슈랑스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생보상품만을 취급하는 삼성의 경우 방카슈랑스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판 보험상품이 총 615억원 가량이다. 대투도 같은 기간 113억원 가량, 굿모닝신한의 경우 191억원 가량 방카슈랑스 상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도 올해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굿모닝신한은 총 판매고 191억원 가운데 지난 8개월간 판매한 금액은 1억원에 불과하며 대투의 경우 총 113억원 중 지난해 100억원을 제외하면 올 들어 판 방카 상품이 13억원도 채 못 된다. 삼성도 총 판매금액 615억원 중 최근 4개월간 26억원 가량을 팔아 큰 폭으로 실적이 떨어진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화재보험과 손해보험을 시작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나마 다른 증권사에 비해 성과가 좋은 비결은 경영진들의 특별한 관심과 판매 시작할 당시 준비가 철저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증권사 방카슈랑스 판매에 대한 정부 규제가 걸림돌이라는 것에는 공감했다.
대형사 관계자들은 “증권사 점포 숫자의 절대적 한계와 증권 특유의 고객기반이 달라 마케팅이 어렵다”며 “2단계 규제가 풀리더라도 일련의 규제 완화가 없으면 증권사는 ‘무늬만 방카슈랑스’라는 오명을 씻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재 증권사 방카슈랑스 영업은 규제로 인해 외부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지점당 2명으로 제한한 인원규정도 영업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부분 방카슈 실무자들은 텔레마케팅 불가 규정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