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앞으로 투자자는 증권사와 일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스스로 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11일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난 7월까지 불가능했던 증권사의 외부 전문운용사로의 랩 계좌 위탁이 가능해졌다”며 “증권사는 펀드 운용의 전문집단인 자산운용사 등을 활용해 일임형 랩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업협회는 최근 협회규정 개정을 통해 새로운 항목을 추가 신설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고객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아 투자일임업무를 영위하는 제3자에게 투자일임업무의 일부를 위탁할 수 있게 된다.
또 증권사가 투자일임업무를 위탁한 제3자를 교체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고객의 동의를 얻어야하고 제3자에게 위탁한 업무에 대해선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항목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하락에 따른 일임형 랩 수익률 하락을 보이는 증권사들의 일임형랩 운용 전략의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임형랩 수익률이 지수대비 2∼3% 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주가가 워낙 빠진 상태라서 대부분 랩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보유한 증권사의 경우 두 개의 운용조직을 동시에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래에셋의 경우 내부적으로 상당한 움직임을 보이며 금감원과 조율에 들어간 상태이며 이외에 일부 대형사도 운용사로의 위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협 관계자는 “증권사의 역할이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것보다는 고객의 투자목적에 따라 운용을 잘하는 자산운용사를 찾고 이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는 차원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A사 일임형랩 담당자는 “일임형 랩은 증권사의 주식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운용사로 넘긴다는 것은 증권사가 운용사보다 못하다는 걸 공식화하는 꼴”이라며 “운용시스템을 제대로 안 갖추고 운용했던 증권사에서 랩 운용을 외부로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담당자에 따르면 A사의 최근 6개월간 일임형랩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운용사들의 펀드 수익률이 -5∼-15%를 보인 반면 A사의 운용 수익률은 -2∼-5%를 기록, 운용사들의 펀드상품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