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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공(犬公)이 떠오른다...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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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8-1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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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를 취재하며 여의도 증권가를 다닌 이후 처음으로 여름을 맞았다. 발걸음을 뗄 적마다 흐르는 땀으로 흠뻑 젖은 셔츠는 증권사에 들어가 에어컨 바람을 쐬며 얼음 동동 띄운 냉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어느 정도 마른다.

업계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대해 구조적인 변신을 하지 않으면 2000년의 호황이 다시 오더라도 힘들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최근 취재차 만난 모 증권사 부장은 "삼복더위에 지쳐 혀를 쑥 내밀고 있는 보신탕집 뒤뜰의 견공(犬公)이 현재 증권사에 다니는 내 모습과 자꾸 겹친다"며 "최근 복날을 맞아 보신탕집에 갔다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고 업계 걱정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생존전략의 대안으로 제기되는 업계 구조조정에도 비전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더욱이 한투 대투 LG SK증권 등 매물로 나온 증권사 인수합병에 대해 시너지 가능성은 미진할 것이라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은 가속화 되고 있는 현실이 업계의 우려를 한층 고조시킨다는 것이다.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딱히 차별화될 것이 없기 때문에 이들이 합병을 하더라도 시너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이 증권사간 시너지 가능성이 전무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증권의 최대주주인 소로스는 SK증권에 대해 비공식적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특히 중소형사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되고 업무보단 각자의 생존에 목을 멘다.

또 PCA 소로스 등 외국계의 행보에 대해 ‘인수 후 완벽한 구조조정 및 고배당 등을 통한 재매각 시나리오’라고 예상하는 측의 국부유출 우려에도 새삼 귀가 기울여진다. 이와 함께 향후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할 국내 M&A시장도 외국계가 독식하는 상황에서 국내 증권사의 입지는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상황이 이런 데도 증권업계 노사간 끝나지 않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답답하게 한다. 업계 노사 양측은 경총과 증권노조의 대표성 논란으로 서로 소(訴)를 제기해 검찰까지 가기 직전이다. 정치판에서 이뤄지는 소모적인 정쟁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경총의 대표성을 문제삼고 증권업협회나 사용자단체와의 직접교섭을 고집하는 증권노조나 40여개 증권사 가운데 10여개 지부만 가입된 증권노조의 대표성 문제는 어떡할 것이냐는 사용자측이나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인다.

이제 대세는 변해 사회적으로 노사간 힘의 균형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어느 한쪽도 앉아서 양보만 하지는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노사 양측 모두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 노사 양측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공생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한쪽의 희생을 토대로 다른 한 쪽이 성공을 맛보는 구시대적 사고를 벗어나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 서늘한 가을이 오기 전 마련됐으면 하고 내심 기대해 본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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