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직원들은 평균체감정년을 49세로 인식했다. 그나마 국책은행과 특수은행 직원은 이보다 나은 51.9세, 53.6세로 보고 있었다. 이는 단체협약에 의해 보장된 정년인 58세를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더욱 문제는 이들은 계속 일을 하고 싶어하고 또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시중은행에 다니는 직원은 평균 체감정년을 49세로 생각하고 있지만 바람직한 정년 나이는 58.3세로 보고 있다.
이들이 체감하고 있는 정년 연령과 바람직하다고 보는 정년 및 희망정년연령의 차이가 많게는 무려 10년 이상이 난다.
특히 희망 정년연령은 직급,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60세 이상이라고 답변했다. 시중은행이 60.6세, 국책은행이 61세를 희망 정년연령으로 보고 있다. 즉 금융기관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50세 후반에서 60대 초반까지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함을 방증한다. 실제 40대부터 50대 중후반까지는 한창 자녀들의 교육 및 결혼 등으로 지출이 많은 때이기도 하다. 물론 일을 못할만큼의 나이도 아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사회안전망이 충분치 못하다. 노후생활보장제도 또한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도입됐지만 이마저도 최근 수급불균형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들의 고용불안은 더해져만 간다.
최근 금융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간의 마찰은 대부분 ‘고용’에서부터 비롯됐다. 한미은행이 그렇고 조흥은행, 외환은행도 그렇다. 이는 은행간 인수, 합병 등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불안이 커짐에 따라 노사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정년보장 문제는 더 이상 개별 금융기관만의 몫이 아니다. 인구의 노령화문제와 함께 정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