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업협회는 지난해 10월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설정 약관 권고안을 내놓은 이후 8개월째 표준약관 작업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증협 최용구 증권산업팀장은 “표준약관은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권고안 수준으로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일임형랩 상품이란 것이 자율성을 보호해 줘야 하는 측면이 강해 표준약관의 필요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며 업계 입장을 귀 기울여 들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업계는 각 사별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승인 시점이 다른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견해가 전혀 달라 향후 표준약관 필요성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 입장에선 표준약관이 없으면 법률사 자문을 받는 등 비용측면에서 불리하고 업무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며 “협회가 업계 신상품에 대해 방향을 잡아 형평성 있는 지침을 내려줘야 하는 데 지금으로선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소형사 관계자도 “뒤늦게 합류한 후발주자의 경우 추가되는 항목과 이에 따른 규제가 있다”며 “미리 승인받은 대형사는 적용되지 않고 나중에 승인받은 증권사만 규제가 생기는 불평등한 측면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증협의 약관 작업이 상황에 따라서 짜깁기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약관 권고안에 대한 해석 기준이 하루하루 달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임형랩을 빨리 시작한 삼성 엘지 대우증권 등은 불만이 없다.
대형사 일임형랩 담당자들은 “현재 권고안 수준에서 개별약관을 만들어 쓰고 있으며 랩이란 게 극히 일부분만 나온 상태로 향후 다양한 구조가 올 수 있다”며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LG 대우 등 대형증권사들이 증협의 권고안 수준을 그래도 따라 개별약관을 만들어 쓰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만 권고안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게 약관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