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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조직개편 곳곳에 ‘허점’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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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6-13 14:17

사내 스카우트제 기준 모호 편파인사 가능성
“영업-지원 분리 사실상 불가능”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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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은행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내 스카우트제’로 대표되는 인사시스템과 영업점에서 시행될 영업·마케팅 및 운영·지원(OP)의 분리에 대해선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기존의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 구조로 바꾸고 영업력을 강화시키는 등의 방향으로 진행된 이번 조직개편은 선진 외국계 은행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을 가져왔다.

‘국내 최고의 금산 인삼을 캐나다에 심었더니 무우같이 나왔다’는 말이 있다. 국내 은행 조직에서 이를 얼마만큼 소화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의문시되고 있다.



◇사내 스카우트제 ‘줄대기’ 부추길수도=조직의 유연성 및 효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본부장 및 부서장들이 직접 적임자를 추천하는 사내 스카우트제는 파격적인 인사시스템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잣대나 평가기준 없이 시행될 경우 자칫하면 편파적인 인사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부장이 부장, 팀장에 대한 인사를 할 경우 그나마 이들에 대해선 주변 평판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직원들간의 견제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구도가 한 단계만 아래로 내려가도 이런 견제 기능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각 부서의 부장, 팀장이 하급자들에 대한 인사 대상자를 물색할 경우 그 인사 대상자는 수천명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견제 기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결국엔 직원들간에 ‘줄대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같은 인사제도에서는 임원진 또는 상급자의 눈에 띄기 쉬운 측근 직원들이 유리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접촉이 어려운 일선 영업점과 지방 영업점 직원들은 소외될 확률이 높다”고 반발했다.

외환은행 김형닫기김형광고보고 기사보기민 상무는 “부서장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이들이 적합한 후보군을 뽑으면 담당 임원과 상의해서 선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부서장들이 업무와 역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 최적임자를 찾을 수 있으며 과거 인사부가 갖고 있던 평가자료와 주변의 평판을 종합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업-지원업무 분리 가능한가=외환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영업부문과 운영·지원(OP)부문을 분리키로 했다. 과거 마케팅과 영업을 해야 할 직원이 OP업무까지도 하게되면서 본연의 업무 이외의 것으로 시간을 뺏기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의도와 달리 실질적으로 이들 업무를 분리할 수 있는 성격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구 서울은행에서 2001년도에 시행한 바 있으며 하나은행도 일부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 OP업무를 담당하는 창구 직원들은 실질적으로 모바일 뱅크 등의 마케팅도 진행한다.

영업점에서 근무했던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창구에서 고객이 물어볼 경우 상담도 하고 있으며 고객 접점에서 마케팅, 고객섭외 등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 업무를 실무적으로 분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각 영업점에서 마케팅을 담당할 RM, PB와 별도로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와 행원은 서비스지원본부 소속이 된다. 즉 이들은 파견 형태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인사고과도 지점장이 20%, 서비스지원본부에서 80%로 평가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점장과 이들 지원업무 담당자들간에 의사소통 및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실제로 RM과 PB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어떻게 그많은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담당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단순OP업무의 경우 대부분 여직원 혹은 비정규직들이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은 단순업무만을 취급하다보면 승진기회도 자연히 적지 않겠냐”며 반발했다.

김 상무는 “영업과 지원업무의 분리는 집행하려는 경영진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업무적으로 철저히 구분하고 역할을 준다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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