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배 사장이 10년이 넘게 삼성생명에 근무하면서 몸에 밴 ‘고객사랑’이라는 경영이념이 자연스럽게 표출되면서 생소하지만 증권업계에도 이를 적용, 개인투자자들에게 더욱 확고한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증권업계는 고객 신뢰 상실, 경쟁 심화, 수익 감소, 고비용 고착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고객사랑과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핵심 사업분야를 선택,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사랑’이라는 경영 키워드는 은행 보험 등 금융권을 비롯, 자동차 전자 식품 등 제조업, 이동통신 등 서비스업 등 다른 산업권에서는 오랫동안 너무도 흔히 사용되면서 진부하면서도 아직도 인기가 많아 기업이념 경영이념으로 환영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삼성에 앞서 증권업계에 ‘고객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곳은 LG투자증권이다.
LG는 지난 1월 자산관리의 새로운 대표 브랜드인 ‘Wm’과 캐릭터 ‘네잎클로버’를 출시하면서 ‘네잎클로버’의 상징적 의미로 고객사랑 정신과 기업이념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은 배 사장이 직접 공개석상에서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증권가에 ‘고객사랑’이라는 경영 키워드가 표방된 건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투신업계에서는 영업형태가 다른 금융권처럼 일정 범위 내에서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고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상품이 좋든 나쁘든 수익률이 곧 최상의 서비스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 이에 따라 ‘고객사랑’이라는 키워드보다는 ‘고객신뢰’ ‘고객중심’ 등의 경영 키워드가 주를 이뤄왔던 게 사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사랑’은 그동안 증권 투신업계에서 누누이 주장하던 투자자 신뢰제고와 일맥상통하는 의미일 뿐”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너무나 진부하게 사용했던 고객신뢰제고 고객중심경영 등보다는 고객사랑이라는 키워드는 고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배 사장은 이달중 고객중심 윤리의식 프로정신 팀워크 등 4대 핵심가치를 담은 ‘삼성증권 WAY’를 선포하고 삼성 임직원들이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임직원 평가와 보상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