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5개월째를 맞고 있는 신한은행의 골드뱅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골드리슈’라는 상품을 출시한 직후 11월 한 달만에 적립식과 매매식을 합쳐 총 43만477g이 거래됐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올 3월말 거래량은 6만684g으로 대폭 줄었다. 월별 거래량을 봐도 지난해 12월 22만4599g, 올 1월 22만2137g, 2월 15만2086g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골드뱅킹 담당자는 “최근 금값 변동이 심하고 초기에 비해 고객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며 최근의 추세를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개인을 대상으로 적립식과 매매식 두가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이 개인의 투자처로서의 가치는 있지만 이로 인해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올 상반기 안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골드뱅킹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저리로 조달해 대여해주는게 목적”이라며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경우 향후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상황으로 그동안 골드뱅킹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은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HSBC 홍콩지점에서 국내 일부 대형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골드뱅킹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지만 많은 은행들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은행은 당초 올 상반기쯤엔 골드뱅킹을 시작할 계획도 갖고 있었지만 최근 골드뱅킹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무엇보다 구조적으로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밀수 금이 시중 유통 금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고객들은 굳이 제도권 은행에서 세금 등을 부담해가며 금을 매매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에서 금을 거래할 경우 직접 금을 주고 받는 거래가 아니면 관세, 부가가치세 등을 부담하지 않는다. 그러나 금으로 되찾을 경우 관세 3%, 부가가치세 10%를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즉 밀수 금과 비교해 가격 경쟁에서 뒤진다는 얘기다.
즉 은행에서의 금 매매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시장이 크지 않아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기업을 공략해야 하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 매매 역시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금 세공업자들이 보통 영세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신용확보가 관건으로 제기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장성과 함께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고객들이 모르면 은행으로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