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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사 불협화음 잇달아

원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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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4-05 13:22

서울노조간부 징계면직, 한미 인수관련 대립
합병·외국자본 진출 등 급격한 변화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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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들의 노사관계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외국계 자본으로 매각되거나 매각예정인 외환, 한미은행과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을 거친 국민, 하나은행 등에서 노사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새 노조 집행부 선출을 앞둔 조흥은행도 단독후보로 나온 윤태수 후보가 ‘조흥의 독립경영’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노조 상임간부 중 한명을 징계 면직시킴에 따라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는 지난달 9일 노조 간부 세명이 최근 승진인사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하는 등 희망퇴직과 관련 인력지원부를 항의방문하면서 생긴 사고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한 노조간부가 등유를 탁자에 부었으며 인력관리부장의 옷 일부가 젖기도 했다.

노조 측에서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로 징계면직의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인사위원회 또한 단체협약을 위반하며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법이 정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사측은 “징계면직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 합병한 이후 현재까지 임금 및 인사제도 등이 통합되지 않아 마찰을 겪어 왔다.

국민은행 역시 주택은행, 국민카드 등을 합병하면서 세 개의 노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또 이들간에는 상이한 조직 문화로 화학적 융합이 완전치 않은 데다 최근엔 김정태닫기김정태광고보고 기사보기 행장의 성과급 100% 수령 및 개인성과 평가제 전면 도입 등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최근 씨티은행에 매각 결정이 난 한미은행 노조도 지분 80%이상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향후 고용 및 근로조건이 위협을 받을 경우 총파업도 염두에 두고 있는 터라 노사간 갈등이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흥은행도 단독 입후보한 윤태수 노조위원장 후보가 지난해 6월22일 파업을 끝내면서 체결했던 노사정합의에 따라 ‘독립경영’ 확보를 공언하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원뱅크 전략을 통해 하루 속히 통합효과를 극대화 할 방침이어서 향후 노사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환은행도 외환카드의 합병 과정에서 카드사 직원 8명을 정리해고 함에 따라 여전히 카드사 노조와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은행간 합병 혹은 타 금융기관 및 펀드에 매각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은행권 판도가 급속히 변하면서 노사간 갈등의 여지를 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이들 노사간 갈등은 단순히 단편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이 커지는 반면에 후속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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