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는 이번 증자를 통해 삼성생명이라는 든든한 대주주를 얻게 되고, 최대 5조원으로 신용공여를 확대하게 됨으로써 시장에서의 신뢰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LG·외환카드에 이어 카드업계 불안요소로 남아있던 삼성카드의 문제가 삼성생명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해결됨으로써 삼성카드의 조기정상화는 물론 전체 카드업계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 유동성 위기 탈피
삼정KPMG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순자산 부족액은 9100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카드는 주당 8000원으로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증자로 자본금 일부를 회복하고 시장의 신뢰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삼성카드가 신규 자금 조달이나 만기연장이 안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운영된다면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의 규모가 5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그러나 현재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은 3조2000억원∼3조4000억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우려됐으나 이번에 삼성생명으로부터 5조원 규모의 대출한도를 설정받음에 따라 유동성 부족에 대한 대비를 하게 된 셈이다.
■ 삼성생명, 카드 2대 주주로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를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삼성 금융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이번 삼성카드의 증자에 참여해 7500억원어치(35.7%)의 지분을 확보, 삼성전자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증자에서 60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나머지 1500억원은 소액주주들의 참여로 충당된다.
카드산업의 경우 수신기능이 없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지만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생명이 2대 주주가 됨으로써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 신용한도 확대는 신뢰회복 수단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대출해줄 수 있는 최대 신용공여는 5조원. 그러나 당장 5조원의 자금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카드가 현재 3조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매월 1000억원 이상의 영업실적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신용공여한도를 5조원으로 확대한 것은 삼성카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면 현재 7%로 조달하고 있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져 자금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카드채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카드를 지원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삼성카드의 채권을 인수하겠다는 기관들이 나타나고 있다.
■ 경영정상화 가속
삼성카드는 이미 명예퇴직 등을 통해 인력감축을 했고 임금동결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삼성생명의 자금지원이 더해지면 생각보다 일찍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카드는 현재 32조원대인 자산을 오는 2005년까지 23조원대로 30% 이상 줄이고 신용판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내년에 2000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삼성카드는 우량회원을 대상으로 취급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상품을 출시하고 오토리스 영업을 강화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자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에 발행하던 고금리의 카드채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고 조달금리가 낮아지는 등 조기정상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LG·외환카드에 이은 카드업계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증자 전후 삼성카드 주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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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금융감독원)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