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비상경영체제에서는 노사간 갈등과 반목 등으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신임사장의 경영정상화 의지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LG카드 노동조합 또한 이에 앞장설 것입니다”
지난 2월 공식 출범한 LG카드 제3대 노동조합 황원섭 위원장〈사진〉의 말이다.
LG카드 노조는 오는 4월 1일부터 전 조합원들이 함께 한 시간 일찍 출근, 토요격주휴무 반납 등을 진행하며 회사의 조기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일 계획이다.
황 위원장은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은 모두 ‘한번 해보자’라는 의지로 충만해 있다”며 “직원들의 이런 태도를 새로운 경영진이 잘 이끌어간다면 조기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 노조는 “현 상황에서의 구조조정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 불가피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회사경영에 문제가 있었고 누군가가 그 책임을 물어야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 책임의 한도를 임원진까지 할 것인지 부서장까지 할 것 인지가 구조조정의 수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박해춘 사장이 부임한 직후 노조와 자리를 마련하는 등 사측이 노조를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하나의 축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노조도 신임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박 사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카드 노조는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출범했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못했다. 강력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으면서도 조합원들과 사측간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통로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노조가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몇몇 뜻있는 직원들이 모여 엘사모(엘지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사모임을 만들었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생각에서다. 황원섭 위원장은 이 엘사모의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황 위원장은 “엘사모가 공식적인 모임으로서 행동하기 위해서 새로운 노조를 조직하게 됐다”면서 “지금의 노조 대의원들은 대부분 엘사모 회원들로 이뤄져 있으며 노조 경험이 거의 없어 주변에 있는 노조를 방문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LG카드 노조는 조합원들이 노조의 당위성을 인정한 가운데 전폭적인 지지로 설립됐기 때문에 도덕적 우월감을 느낀다면서 경영진의 독단과 전횡에 대해서도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측의 방법에 무조건 딴지를 거는 방식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LG카드의 경우 회사의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사측 , 노조, 채권단, 정부 모두에게 형성돼 있다”며 “일부에서는 사측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 노조에 대해 ‘어용’이란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사측이 정상화를 위해 바른 길을 가고 있다면 그에 대해 지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