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박해춘 사장<사진·56세>이 LG카드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박해춘 사장은 지난 16일 영업시스템의 전면 개편, 강력한 채권회수 전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모델 개발 등을 골자로 하는 ‘LG카드 조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비상경영체제는 새로운 사람과 전략이 필수조건이므로 보직 중심으로 임원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LG카드는 기존 5개 부문을 3개 부문으로 축소하고, 12명의 임원 중 7명을 퇴임시키는 등 임원조직을 대폭 축소했으며 향후 부장 이상 임원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박 사장은 “과장 이하 사원의 경우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카드사업에도 보험의 원리를 적용하자며 연체자 공동관리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두 개 이상의 카드를 가진 회원들이 ‘돌려막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체문제 및 유동성 위기는 단지 한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에서 연체 회원수가 많은 카드사들이 다른 카드사에 손해를 입힐 경우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사장은 “일정기간이 지난 연체자의 연체내역을 파악해 부실 책임이 큰 카드사에 그 피해비용을 전가시키는 방식”이라며 “연체회원 공동관리기구가 설립되면 카드사들이 카드발급을 남발할 수 없고, 리스크관리에도 신경 쓸 수 밖에 없어 신용불량자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카드는 또한 외국 선진금융사, 국내 주요 금융기관 등과 공동으로 CB(Credit Bureau)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박 사장은 “국내 개인신용평가 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LG카드의 자회사 형태로 국민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과 공동으로 CB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재임 당시에도 CB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LG카드에서 CB사업을 추진하면 서울보증보험과 합작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CB사 설립이 구체화되면 LG카드는 최소 2000만명 이상의 개인신용정보를 확보해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지고, 우량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카드는 정상화를 위해 시장확보와 채권회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영업활성화를 통한 장기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기존 17개 영업지점을 25개로 늘리고, 강력한 채권회수를 위해 채권본부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했다. 질 중심의 영업을 본격 전개하기 위해 일대일 마케팅 강화, 전략가맹점과의 제휴를 통한 특화서비스 제공, 회원별 가격차별화 강화 등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 사장은 “기존에 ‘LG’라는 이름 때문에 침투하지 못했던 시장의 경우 이제는 ‘산업은행 카드’라는 간판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또 “미회수 채권을 얼마나 빨리 회수하느냐가 LG카드 정상화의 관건”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채권 회수율 업계 1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카드는 전사적인 채권회수 캠페인을 실시하는 한편, 회수 가능성이 높은 연체회원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채권회수 시스템을 구축해 도입하고 서울보증보험의 채권회수 인력이 보강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서울보증보험은 은행보다 5배나 높은 채권회수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서울보증보험의 채권회수인력 10여명 정도를 보강해 LG카드에 노하우를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교체문제에 대해선 ‘LG카드’란 명칭이 주는 이점도 있는 만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한편 LG카드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취임하는 박해춘 사장 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한시간 일찍 출근하기’ ‘토요 격주휴무 반납’ 등 LG카드의 비상경영체제 전환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