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부채상환능력지수 토대로 심사
“지난 1년 반 동안 할부금융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그 이해를 토대로 본격적인 영업을 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멉니다.”
씨티그룹의 자회사인 씨티파이낸셜코리아가 지난달 부평에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도 서울 강남지점을 개설하는 등 할부금융업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씨티그룹이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은행업뿐 아니라 금융업 전반에 대해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현재 부평, 강남 외에도 명동, 대전, 대구, 광주 등지에 지점을 두고 있다. 송광수 대표는 “오는 6월까지 서울 영등포와 신촌, 부산에 지점을 개설하고 연말까지 울산과 창원, 상계동에 지점을 개설해 연내에 지점을 12개로 확충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대출목표는 8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파이낸셜코리아의 지난해 연체율은 4.25%, 할부금융을 하고 있는 카드사와 캐피탈 업체의 평균 연체율이 30%를 육박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송 대표는 연체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대출잔액을 늘리는 데 연연하지 않고 고객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금액을 조정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찾아오면 얼마가 필요한가를 먼저 묻지 않고, 그 고객의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매달 갚아나갈 수 있는 돈이 얼마가 되는가를 먼저 산출한다는 것.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CSS(Credit Scoring System)인 부채상환능력지수를 통해 이를 산출하고 있다. 지난 2002년 7월 회사 설립 이후 1년 반 동안 국내 시장과 고객 층에 대한 분석을 해왔고 그 결과로 부채상환능력지수를 토대로 한 심사기준표가 완성된 것이다.
또 500만원이 필요한 고객의 상환능력이 3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매달 상환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하고 300만원을 대출해준 뒤, 이후의 상환실적이 좋으면 다시 200만원을 추가대출 해주는 고객 맞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송 대표에 따르면 심사기준표의 적용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고객의 상황에 맞는 심사기준의 업그레이드도 중요하다. 시장은 항상 변하고 고객의 경제상황도 유동적이므로 이에 맞춰 부채상환능력지수를 다시 산출하고 심사기준표도 보완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고객이 천재지변이나 실직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때,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이자율을 낮춰 고객의 상환능력을 유지시켜주는 연체치유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씨티은행이 자금조달에 도움을 주고 있고, 시장에서의 평가가 좋아 대출을 해주겠다고 제의하는 은행이 있는 등 자금사정이 다른 업체보다 좋은 실정이다.
그러나 송 대표는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 항상 부실이 따라온다는 것을 지난 15년 간 은행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바”라며 내실을 다져가며 향후 10년 안에 지점을 200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할부금융업의 부대업무 50% 제한법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씨티파이낸셜코리아는 기준초과로 2008년까지 제한율 적용이 유예된 5개사에 속한다”라며 “2008년까지 시장의 추이를 봐가며 기준에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