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는 시스템 운영전문가 되겠다”
“FDS(Fraud Detecting System)는 고객의 평소 카드사용 패턴을 분석해 유형화한 뒤 카드사용이 그 유형과 어긋나게 되면 위험정도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박기만 과장(국민은행 카드리스크관리팀)의 설명이다.
FDS를 이용하면 회원이 거래승인 요청시 회원별 카드이용 유형을 토대로 1초 이내에 위험 점수가 나오고, 그 위험도에 따라 모니터 요원이 회원에게 직접 전화로 확인해 카드 부정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KB카드는 지난해 FDS를 전면 도입, 4342건(약 49억원)의 카드 부정사용을 사전에 감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기만 과장은 신용카드 부정사용 방지 시스템인 FDS의 개발·도입의 실무자로서 지난해 FDS의 성과에 감회가 남다르다.
“FDS를 도입하기 전인 2002년까지 3년간 카드사고로 인한 손실이 20% 증가했어요. 그런데 FDS를 도입한 후 49억원의 손실을 방지하게 돼 개발에 들인 비용대비 600%의 효과를 거둔 셈이지요”
올해로 KB카드에서 근무한지 10년차가 되는 박 과장은 입사 후 2년간 지점 근무를 하다가 97년부터 카드사고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게 됐다.
담당부서에서 카드사고의 여러 가지 유형을 많이 접하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 대한 실무를 누구보다 잘 익힐 수 있게 됐다.
1997년 미국의 FDS 선진기술을 받아들였던 KB카드는 한국과 미국의 금융시스템과 카드사고 유형, 승인형태가 달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이후 가격이 저렴하면서 기술이전이 가능하고 국내 시장에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가 처음부터 카드 관련 시스템의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대학 때 국문학을 전공했던 그가 KB카드에서 FDS개발의 책임을 맡게 됐을 땐 정말 막막했다.
하루종일 관련 서적을 뒤지고 논문을 닥치는 대로 읽어댔다. 대부분 해외에서 쓰여진 것이 많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번역본을 구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않으면 단어를 찾아가며 스스로 번역을 해가며 읽어야 했다. 관련 서적을 찾던중 Ed ward M. Lewis 의 ‘Introd ucti onto Cred it Scoring Syste m’을 읽게 된 그는 “금융관련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사람은 통계학이나 수학에 대한 전문가여야 하지만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담당자는 많은 유형을 접한 실무자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큰 힘을 얻었다. 비록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익힌 3년간의 실무가 그의 자신감을 형성한 것이다
그는 “ FDS와 같은 CSS (Credit Scoring Sistem)는 회원을 위해서도 카드사를 위해서도 앞으로 계속 발전해야 하는 분야”라며 “그 시스템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시스템 운영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