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국내 보험시장에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후 은행들의 보험상품 판매는 일시납상품 판매를 중심으로 그 외형적 기반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 3개월 후인 11월말 현재 금융기관별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을 보면 전체 29만 8658건 중 은행이 29만 728건으로 전체의 97.3%를 차지했으며, 증권이 7166건으로 2.4%, 저축은행이 764건으로 0.3%를 차지했다.
은행권내에서는 국민은행이 7만5750건(초회보험료 3116억원)으로 26.1%를 차지해 점유율 1위, 그 다음으로는 우리은행 5만6687건(2433억원) 19.5%, 하나은행 3만1543건(1623억원) 10.9%, 신한은행 1만3836건(2548억원) 4.8%를 기록함으로써 국민ㆍ우리ㆍ하나ㆍ신한 등 4행이 전체 판매액의 70%를 차지하는 과점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카슈랑스 도입 이전 다섯 달간(지난해 4~8월) 전체 모집 채널을 통해 판매한 보험상품은 월평균 2329억원인데 비해 도입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한 실적은 불과 두 달간 월평균 3994억이나 돼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보험판매 실적은 예상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
이는 은행들이 연금이나 저축성 일시납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데 따른 것이다.
■ 지나친 외형경쟁 부실화 위험 내포
그러나 이 같은 도입초기의 일시적 매출 개선효과는 시장에서 은행들의 지나친 외형경쟁을 초래해 부실화 위험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첫째 은행고객들은 특성상 금리에 민감한 투자형 수요자로 저금리 환경 하에서 해약이 증가할 경우 보험사 유동성 부족사태를 초래할 수 있고, 둘째 일시납 상품 판매는 책임준비금의 증가를 초래 지급여력기준액을 높여 중하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위험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 미국사례 : 은행 보험상품 판매 5년 후 수익 기대 시사
최근 보험개발원이 미국의 사례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1년 미국 은행들의 생보상품 판매수익은 고객당 1.52달러에 불과했으며, 고객당 초년도 보험수익이 1.34달러로 그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추가적인 갱신이익이 매우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은행들도 일시납 또는 단기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한 데 기인한다.
그러나 보험 판매년수가 장기화되면서 개선된 수익구조를 통해 갱신수익 및 총수익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림 2〉에서 보듯 보험판매 경과년수 4년까지는 수익규모는 매우 미미하고, 초년도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5~10년 이후 수익은 크게 증가하고 초년도 수익의 비중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생보상품 판매전략 및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정착되면서 수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은행 판매채널 성숙기간 단축 관건
결국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5년 이상 보험판매년수가 장기화되어야만 그 사이 구축된 갱신수익 구조를 통해 수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방카슈랑스 도입 후 안정적인 수익구조 개선 전략과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과제다.
특히 은행은 새로운 채널 도입으로 초기비용 투자가 불가피해 채널 성숙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전략 수립이 불가피하고, 추가 비용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용 기자 c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