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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LG카드 고객 신인도에 큰 상처

원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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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11-22 21:18

[Issue] 주말 이어 일요일에도 현금서비스 중단 여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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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채권단 - 대주주간 협의결과 따라 생사결정

국내 신용평가사 - 신용등급 1단계 하향 조정


외환카드가 외환은행과 합병하기로 결정이 남에 따라 외환카드의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된 가운데 LG카드 사태가 채권단과 LG그룹 구본무닫기구본무기사 모아보기 회장과의 줄다리기로 인해 해결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엔 1차 부도위기를 간신히 넘겼으나 현금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외환카드 또한 대주주측에서 합병을 결의하기는 했지만 노조측이 합병을 반대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측에서도 대안없는 합병을 반대하고 있어 완전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카드사까지도 외국계 펀드에 넘어가는 것과 관련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아직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 LG카드 현금서비스 중단-금융권 파장 커

LG카드 지원여부에 대한 채권단의 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LG카드의 유동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LG카드는 2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일부 은행의 CD기 및 옥외 현금서비스 지급기에서 현금서비스가 중단됐다. 또 전화를 이용한 ARS 및 인터넷 현금서비스는 22일 오전부터 중단된 상태이다.

LG카드는 지난 22일 자사카드를 이용한 현금서비스가 오후 3시40분경부터 우리은행과 농협은 물론 지방은행까지 모두 중단됐다고 밝힌 바 있었다. 이에 앞서 21일에도 오후2시부터 4시간 가량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LG카드는 24일 채권단의 지원여부가 결정이 나지 않는 이상 현금서비스를 재개하기는 힘든 상황에 처했다.

LG카드는 10월말 현재 회원수가 1400만명으로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어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이 타 카드사 및 전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게다가 월말 결제일자가 돌아오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LG카드 현금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타 은행계 및 전문계 카드사에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이 몰릴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될 경우 타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리스크가 타 카드사 쪽으로 전염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타 카드사들도 현금서비스 한도를 축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LG카드 현금서비스 중단이 주말에 이뤄진 것이어서 타 카드사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개인별로 정해져 있는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기 위해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이 따르기 때문에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경우 이미 지난 21일 회원의 한도를 일부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일부 회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를 알렸으며 이에 따라 일부 회원들의 현금서비스 한도가 제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이 장기화되고 타 카드사들이 잇따라 현금서비스 한도를 축소할 경우 신용불량자들이 양산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현금서비스 축소는 카드 이용고객의 불만을 야기할 뿐 아니라 전체 신용카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카드사도 외국펀드에 넘어가나

외환카드가 론스타에 넘어가면서 은행권에 이어 카드업계도 외국 자본에 의해 잠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외환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외환은행과의 합병이 결정됨에따라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사실상 외환카드의 새 주인이 됐다.

또 현재 채권단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LG카드도 미국의 캐피털그룹, GE캐피탈 등 외국계 펀드로부터 외자유치 등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들 펀드는 LG카드의 인수에도 관심을 보여왔으며 현재는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적극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카드의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회사도 현재 HSBC와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SBC가 아니더라도 우리금융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정부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국내 금융기관이나 회사들이 이를 인수할 만한 능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권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회사는 결국 해외 펀드가 아니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어쨌든 우리금융의 최대주주가 바뀌면 우리카드의 주인도 바뀌게 된다.

최근 카드업계에서 나타나는 이같은 일련의 상황과 관련 금융권 내·외부에서는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외국 펀드에 의한 국내 금융권의 잠식이 더 나아가 자본시장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도 외국인투자의 비중이 40%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런 추세로 갈 경우 기획된 적대적 M&A가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IMF 구제금융 시기 정부 및 금융권에서는 금융선진화의 일환으로 외국 펀드의 유입에 적극적이었다. 금융선진기법을 가진 곳이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할 경우 국내 금융기관도 선진화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현재 국내 은행권을 인수한 외국 펀드는 대부분이 단기성 투기자본이며 이에 따라 금융발전은 미약한 수준이다. 또 이들은 국내 은행산업에 전혀 기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외국계 펀드가 은행권에 이어 카드업계도 잠식할 경우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국내 업계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울 것이다. 즉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이고 파격적인 영업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경우 기존 금융당국의 보호에 의해 운영돼 온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런 외국 펀드의 전략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게 지배적인 생각이다.

결국 외국 펀드에 의한 독점이 발생하고 이들 펀드는 소비자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다.

산업연구원 조영삼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크게 후퇴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이 탄탄한 시스템을 갖췄다면 이런 외국펀드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고 또 이런 요인들이 작용하기 힘들겠지만 국내의 상황으로 볼때 금융권 및 카드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내에 재투자하느냐는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남미 시장을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중남미 시장은 미국에 의해 거의 잠식된 상황에 있다. 이들 초국적 자본은 중남미에서 벌어들인 돈을 중남미 시장에 거의 재투자를 하지 않음에 따라 국내에 자원배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들을 볼 때 국내 카드업계 및 국내 시장도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개발연구원 금융경제팀의 나동민 연구위원은 “펀드의 성격이 전략적 투자가인지 혹은 단기성 투기자본인지가 중요하다”며 “해당 산업에 경험이 있는 펀드일 경우 선진기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타 카드사의 경쟁력은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동민 연구위원은 또 론스타와 같은 성격의 펀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즉 “이들은 경영기법을 가진 자본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팔고 나가는 성격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의 차익을 놓고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며 “최근 외환카드를 놓고 론스타와 올림푸스캐피탈이 벼랑끝 전술을 펴가며 결국 합병을 결정한 과정을 보면 드러난다”고 말했다.

모 카드사 임원은 “산업자본이라는 것이 결국 금융권에서 나오는데 금융권 대부분이 외국계에 잠식된다면 국내 산업 역시 지배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천대 이찬근 교수(대안연대)도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볼 때 정부가 산업정책을 포기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특히 소비자 금융의 경우 일반 서민과 직결돼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 LG, 외환카드 직원 이중苦

카드사 직원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카드사들의 3분기 적자규모가 4조원에 육박하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구조조정 및 인력 감축 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임원진을 대폭 감축한 LG카드는 지난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았으며 당초 계획상으로는 전체의 5분의 1 정도를 감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LG카드 유동성 위기로 지난 22일엔 교보생명이 3015억원의 채권 상환을 요구했다가 철회해 1차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25일 채권 상환요구를 다시 한다는 입장이서 여전히 부도위기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회사 사정으로 LG카드 직원들 역시 생사갈림길을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사주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LG카드의 우리사주 지분 현황을 보면 9월30일 기준 기말잔고가 466만7123주(보통주)가 있다.

LG카드 직원들은 지난 2002년 4월 상장 당시 주당 5만8000원에 주식을 매입했으며 대부분의 직원이 최하 400주를 매입했다. 따라서 최소 2300만원 이상을 투자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9월 2만원정도였던 주가가 현재 21일 종가기준 890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LG카드 관계자는 “LG카드는 우리사주와 관련해 퇴직금에서 상계가 되기 때문에 퇴직금을 받는 것은커녕 오히려 직원들이 지급하고 나가야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외환카드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외환카드는 우리사주의 지분이 224만3392주로 전체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외환카드 직원은 적게는 2000주~3000주에서 많게는 9000주까지도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카드 상장 당시 2만원이었던 주식이 합병 발표 이후 감자소식이 전해지면서 투매 양상을 보임에 따라 지난 21일엔 3975원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직원이 70%이상의 손실을 봤으며 만일 감자를 할 경우 90%이상 손실을 보게 될 상황이다.

외환카드 A차장의 경우 최근 상반기 증자(5000원) 참여까지 합하면 총 9000만원을 투자했다. 평균단가를 만원이라고 치면 약 5000만원을 손해본 셈이다. 여기다 최근 들리는 것처럼 20대1의 비율로 감자를 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A차장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은행 등에서 연6% 정도의 이자율로 대출을 해서 샀는데 이것을 다 팔아버리자니 대출금 갚는게 막막하고 또 가지고 있자니 손실이 눈에 보이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외환카드 직원들은 이제 웬만한 풍파에는 끄떡없다고 말한다.

지난 6월에 구조조정을 통해 89명의 인원을 감축했으며 급여 20%를 반납하고 토요 휴무도 반납하는 등으로 힘겹게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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