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例에서 돌파구 찾아야
최근 자산운용업법 제정을 계기로 투신산업 판매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운용과 관련된 법규 마련에 그치고 있을뿐 판매와 관련된 법적 근거 마련 등은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앞으로 투신사 직판 등 다양한 판매방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신 판매사업에 대한 법적 정비 등 판매규제법의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어떤 판매규제법이 있으며 판매방식은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 등에 관해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미국 투신산업은 형식적으로는 뮤추얼펀드로 알려진 투자회사가 중심이 돼 왔으나 실제로는 펀드 설립에 중심이 되는 스폰서(자산운용사 은행 증권사 등)를 주축으로 한 관련기관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주요 관련기관으로는 자산운용사, 판매사, 일반사무수탁회사, 자산보관회사 등이 있다.
미국의 판매제도는 뮤추얼펀드의 경우 판매기관에 대해 별도의 제한이 없다. SEC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고 정식 등록하면 판매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뮤추얼펀드와 유가증권의 매매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판매기관과의 위탁판매계약을 통해 판매하는 간접판매방식이 전통적인 판매형태다.
이중 직접판매라는 개념은 투신사가 직접판매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판매수수료가 없는 ‘노로드펀드’의 판매를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투신사는 자산운용만을 목적으로 설립되기 때문에 펀드의 판매는 증권사 등 별도의 기관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수료 인하 추세가 대두돼 노로드펀드가 나타났고 뮤추얼펀드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판매회사가 등장했다. 즉 직판이란 수수료의 부과여부에 의한 판매형태의 구분으로서 한국에서 말하는 직판(투신사가 직접 판매하는 행위)의 개념이나 형태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지난 80년대 MMF가 등장하면서 직판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MMF는 증권사 등의 자문이 필요없이 광고만으로도 가입 유도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직판을 선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직판을 선호하는 이유는 직판상품은 노로드펀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고 전문잡지나 방송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펀드투자에 필요한 정보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SEC등 감독기구의 공시제도 강화 등으로 투자자 보호 여건이 개선된 것도 투자자들이 직판을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인덱스펀드 등 저렴한 비용을 강점으로 펀드 설정에서 판매까지 모든 업무를 취급하는 ‘뱅가드’와 같은 펀드전문회사가 나타나면서 직판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직접판매 형태는 펀드운용회사가 직접판매하기보다는 관계회사(Distributor)를 설립해 판매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판매는 주로 전화와 우편에 의해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인터넷 등 컴퓨터통신을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판매유형별 사례를 보면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관계회사간 펀드운용과 관련된 주요 업무가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직판형태를 들수 있다. 우선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의 경우를 보면 피델리펀드가 있고 피델리티자산운용사, 주 판매사인 피델리티인터내셔날디스트리뷰터 등이 있다.
이처럼 운용사와 판매사 자산운용사 사무수탁사 등이 피델리티를 정점으로 한 관계회사에 의해 유기적으로 관련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이와함께 증권사를 중심으로 관계회사간 펀드운용과 관련된 주요 업무가 이루어지는 유형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메릴린치로 메릴린치에쿼티펀드, 메릴린치에셋메니지먼트, 메릴린치 인터내셔날앤컴퍼니(판매사) 등으로 구성된다.
은행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유형은 씨티코프처럼 씨티코프 관계회사인 SSBC에셋메니지먼트그룹에서 펀드를 운용하고 기타 관계사가 일반사무, 보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중 특이한 형태로 주목을 끌고 있는 뱅가드의 경우는 뱅가드그룹에서 펀드와 관련된 모든 업무가 수행되고 있다. 뱅가드그룹은 뱅가드그룹이 운용하는 펀드가 대주주로서 뱅가드그룹의 주주는 뱅가드펀드의 투자자이며 따라서 투자자가 펀드에 지불하는 모든 비용은 뱅가드그룹의 수익으로 해당 펀드의 수익으로 환원된다.
이에 따라 지난 90년대 이후 미국 뮤추얼펀드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상황에서 뱅가드펀드는 급성장을 했으며 특히 인덱스펀드로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됐다.
미국의 투신산업은 앞으로도 직접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 FP들도 주로 직접금융상품(노로드펀드)을 추천하는 사례가 많으며 피델리티 뱅가드 등 지명도가 높은 투신사들이 직접판매비중을 강화하고 있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