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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믿을 수 있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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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8-1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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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서 정보는 곧 돈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남보다 먼저 또는 많이 갖고 있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증시의 정보를 생산·유통하는 데에는 전문성, 신속성 뿐 아니라 공정거래 질서가 유지되어야 한다.

여러 해 전의 일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증권기사를 전문으로 쓰던 한 유능한 기자가 검찰에 기소되었다. 그가 취재했던 증권관련 기사를 신문에 싣기 전에 제3자에게 유출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 기자가 빼돌린 정보를 이용해서 제3자는 증시에서 상당한 이익을 보았을 것이다.

증시의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애널리스트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증시의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증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투자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한다. 투자자를 보호하고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애널리스트는 조사분석 자료를 공표하기 전에 자기매매를 해서는 않된다. 또한 증권사는 애널리스트로 부터 정보를 사전 취득해서 투자에 활용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애널리스트나 증권사가 주가에 영향을 줄만한 정보를 사전에 빼내서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기관투자가나 대형고객에게 일반투자자 보다 한발 앞서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관행처럼 되어왔다. 특히 증권사들이 자신의 영업과 자산운용에 유리하도록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왜곡시키거나 부당하게 활용해서 일반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일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하면 일반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 보기 일쑤였다.

이같은 증권사 및 애널리스트들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기 위해서 금융감독원은 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국내외 증권사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도덕적 해이 및 이해상충이 국내외에서 문제가 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그동안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적절하다고 본다.

조사대상이 리서치 부서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외 증권사를 모두 포함하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반발도 적지 않다. 특히 금감원이 몇몇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불법행위를 조사하자 일부 외신들까지 가세하여 금감원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삼성전자, KT 등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발표한 일부 외국계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압력을 받아서 직장을 옮기거나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한국기업들이 비판을 수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애널리스트에 대한 조사가 오히려 기업투명성개선 움직임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증권사 및 애널리스트의 불법행위는 증시의 신뢰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은 마땅한 조치이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연루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두둔하는 듯한 외신의 비판자세가 오히려 문제인 것 같다. 이미 미국 증시에서도 엔론, 월드컴사태 등에서 드러났듯이 회계사, 컨설팅사 등의 회계 비리가 미국증시의 신뢰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알면서도 부실주를 사도록 추천한 사실이 드러난 미국 메릴린치증권이나 지난 5월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왜곡 발표함으로써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UBS워버그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도덕적 해이 및 이해상충 문제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의 이같은 투자자를 속이는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 증권사에서 리서치기능을 분리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집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 서도 별수 없다는 말이 있다. 미국증시에서도 신뢰가 떨어진 공정하지 못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한국증시에서는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것은 지나친 독선이라고 하겠다. 국내 애널리스트이건 외국계 애널리스트이건 이러한 불법행위를 자제하고 스스로 신뢰회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 재 웅 성균관대학교 부총장>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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