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측은 인수 포기 발언을 통해 연기되고 있는 매각작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자위는 자격과 가격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한화측의 포기 발언이 매각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매각소위원회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인 발언으로까지 풀이된다. 이로인해 한화그룹과 공자위의 의견 일치에 난항이 예상돼 매각작업이 하반기까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일 대한생명 매각과 관련해 “다음달까지 협상이 계속 지연될 경우 인수작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격과 적정 가격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공자위와의 지루한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 포기 발언은 한화그룹의 다급한 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금융부문을 유통, 화학부문과 함께 3대축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어서 인수작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대한생명 인수가 불발로 끝날 경우 금융부문 강화라는 그룹전략은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을 통해 지금까지 들어간 부대 비용만 1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99년 결렬된 대한생명 매각에서 한화그룹은 20억원이 넘는 실사비용을 지불했다. 미국의 메트라이프생명이 매각작업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도 매각지연에 따른 비용에 부담을 느낀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매각소위의 주장대로 가격 산정을 위한 기준시점이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로 바뀔 경우 재실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즉 한화그룹이 지금으로선 대안이 없는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매각포기라는 엄포를 통해 칼자루를 지고 있는 공자위와 매각소위원회를 전방위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산화 매각소위 민간 위원들은 “한화그룹의 적격성 여부에 대해 공자위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한 만큼 본회의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며 “특히 부실 금융기관 대주주는 5년간 금융기관 인수가 어려운 만큼 이부분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한생명의 적정 가격 기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 매각작업이 하반기로 연기되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결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