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은 FRB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들어 회동에서는 처음으로 이날 만장일치로 금리 유지를 결정했다면서 금리 인상이 빨라야 9월 이후, 늦으면 11월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방기금 금리 1.75%는 지난 4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FRB의 금리 유지에 따라 미국 은행들이 우량 기업에 적용하는 대출 금리인 프라임 레이트도 4.75%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 간부는 이날 FRB가 몇달 안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MF는 앞서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FOMC는 회동 후 밝힌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활동이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나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확장세 유지의 중요한 요소인 최종 수요가 앞으로 몇분기간 계속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FOMC 성명의 톤은 미 경기가 `매우 괄목할만한 추세로 확장되고 있다`고 표현한 지난 3월 회동 성명에 비해 `덜 낙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따라서 FRB가 오는 6월과 8월의 회동에서는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빨라야 9월 회동 때나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리 조정이 11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 1.4분기 5.8%나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으나 소비자신뢰가 여전히 낮으며 주가도 하락하고 기업투자 역시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실업률이 지난 근 8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온 것도 FRB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FOMC 위원들이 올들어 처음 만장일치로 금리 유지를 결정했다`면서 이로 미뤄볼 때 금리 조정이 조기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UBS 워버그 뉴욕 소재 모리 해리스 연구원은 `인플레 우려가 재현되고 실업률도 낮아지는 시점이 돼야 금리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이 오는 11월에나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경제정보 전문 서비스인 다우존스가 지난 주말 실시한 경제전문가 조사 결과도 금리 인상이 아무리 빨라도 8월 13일의 FOMC 회동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월가의 선물 계약과 연방기금율 추세 역시 금리 인상이 9월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어드바이저스 파이낸셜 센터의 찰스 리버맨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노동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온 점이 관건`이라면서 `향후 생산성이 어떻게 이어질지가 금리인상 시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가 7일 발표한 올 1.4분기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8.6%로 나왔다. 이는 지난 19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메릴 린치의 메리 데니스 연구원은 `노동 생산성이 이처럼 높게 나옴으로써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메릴 린치의 또다른 연구원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도 `생산성 증가율이 올해 평균 4.0%를 유지하면 FRB가 그만큼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서 `이는 금리 인상이 올연말께로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IMF의 앤 크루거 부총재는 7일 워싱턴의 한 회동에 참석해 FRB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이제 시장은 올여름 (미국의 금리가) 대폭 인상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확고해짐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가 통화긴축 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캐나다의 경우 이미 지난달 금리를 올렸음을 상기시켰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