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인해 동양생명은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후순위채 상환 계획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또한 올해 말 지급여력 비율 제도 항목인 소정비율 인상으로 우려되는 지급여력 악화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동양생명은 지난 9월 WLR펀드로부터 총 900억원 규모의 외자 유치 계획을 발표하고 1차로 250억원의 외자를 유치할 예정이었다. 계획대로 라면 250억원은 지난해 하반기 중에 들어왔어야 할 자금.
이에 대해 동양생명측은 자금 유치가 연기되는 것은 지난해 발생한 美 테러 등으로 인한 WLR측 내부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WLR측은 지난해부터 생명보험 시장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있는 데다 비상장사인 동양생명의 정확한 주가 산정이 어려워 자금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환사채를 만기일에 주식으로 전환해도 시장에서의 메리트가 없어 전환가를 최대한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올초부터 정확한 주가 산정을 위해 왓슨 와이어트사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동양생명의 자금 유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후순위채 상환과 지급여력 개선이라는 당면 과제 달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동양생명은 이번 투자 자금을 1300억원에 육박하는 후순위채 상환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매년 10% 안밖의 후순위채 금리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 동양생명은 올초에도 계열사를 통해 300억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 상황은 더욱 급하게 됐다.
하지만 후순위채 상환은 외형적인 것일 뿐 동양생명 입장에서 자금 유치가 시급한 이유는 따로 있다. 재무 건전성 척도인 지급여력 비율 개선을 위한 총자본 개선이 ‘발등의 불’인 것.
동양생명은 납입 자본금이 2903억원 수준으로 생보사 중에서는 대한생명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이러한 납입 자본금에도 불구하고 이익 잉여금이 2700억원 정도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WLR측 자금이 신규로 들어오면 총자본이 개선됨에 따라 지급여력 비율 개선 효과를 볼수 있다는 것. 여기에 지급여력 기준 산정 항목인 소정비율이 올해 말 62.5%로 2배 이상 인상돼 지급여력 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전환가 산정 등의 작업은 마무리 된 상황이다”며 “조만간 자금유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