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생보사 구조조정 한파속에 부실 생보사를 인수한 SK, 동양, 금호생명이 올 결산을 앞두고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합병후에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SK, 금호생명도 창사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들 합병사들의 이러한 경영 성적 호조는 보장성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와 영업조직 전문화에 주력한 결과다. 또한 합병 이후 발빠른 조직 끌어안기를 기반으로 합병 초기 동반 부실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 합병사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2000년 7월 전후에 순수 토종 대형사와 지방 생보사를 인수한 금호, SK, 동양생명이 FY 2001(01.04~02.03) 사업년도의 당기순이익 추정치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 6월 동아생명을 인수한 금호생명은 창사 29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해 임직원들이 고무돼 있다.
현재 추정 세전 당기순이익은 480억원 규모. 특히 금호생명은 합병 당시 ‘빅5’였던 동아생명 인수 당시의 동반 부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인수 자체에 관심이 집중됐다.
금호생명은 합병후 중형사로는 드물게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빨리 보장성 위주로 전환 한데다 조직 문화 통합을 위해 노조 끌어안기에 나섰다. 합병 이후부터 보장성 상품 비중을 70%이상 끌어올려 지난해 저금리로 인한 이차손에 별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것. 이로 인해 지난해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율이 10%에 달한 것도 흑자전환의 요인이 됐다.
또한 합병 이후 5개월 여만에 노조 통합을 이끌어 낸 것도 합병 잡음을 없앤 원동력 이었다.
SK생명도 지난 2000년 3월과 5월 국민, 한덕생명을 인수한 이후 13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00억원으로 전년도 500억원의 적자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SK생명도 자사보다 몸집이 큰 국민, 한덕생명의 계약을 인수한 이후 보장성 위주의 상품 판매 전략을 수립했다.
여기에 영업조직 전문화를 위해 ‘드림 21 프로젝트’계획을 수립, 판매에서 상품개발, 자산운용까지 아우르는데 주력, 통합전 4본부 42개 지점 375개 영업소에서 3본부 30개 330개 지점으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물론 통합 이후 노조 통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익 극대화라는 최대 명제에 초점을 맞춘 결과 지난해 초 3사의 노조를 통합하는 결실을 얻었다.
SK생명 관계자는 “조직 전문화 노력이 마무리 돼 영업이익과 함께 보장성 상품과 금리연동형 상품 비중이 높아 자산운용수익률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내년도부터는 꾸준히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00년 7월 비교적 비슷한 몸집의 태평양 생명을 인수했다. 합병초기인 지난 FY 2000(00.4~01.3) 사업년도에도 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동양생명은 올해 380억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은 인수 후 조직, 전산, 영업 효율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합병전 52개 지점과 368개 영업소를 각각 31개와 276개까지 줄였으며 설계사 수도 7200명에서 다소 늘어난 8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보장성 상품인 종신보험 비중을 50%이상 끌어올리는 한편 보장성 보험 비중을 80%대까지 올렸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