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과 은행실적 개선등에 따라 최근 급등한 은행주가가 서울은행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은행은 현재 동부 및 동원 컨소시엄, 해외 1~2 곳의 인수제의를 받은 상태. 국내 컨소시엄인 동부와 동원은 제각각 강한 인수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PI등 해외업체는 어느 정도 인수의지가 있는지 수면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은행업종 주가 폭등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 은행 민영화가 더욱 빨라지게 됐다며 정부와 해당 은행들은 희색이 만면하다.
우리금융은 4~5월 1억주 정도를 우선 상장할 계획이고, 조흥은행도 시장 직접매각, 외자유치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정부지분율을 50%미만으로 하락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주가가 액면가를 넘어 6000원을 돌파, 어떤 방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매각이냐 합병이냐 기로에 서있는 서울은행은 우리금융이나 조흥은행보다는 좀 복잡하다.
일단 강한 인수의사를 표명했던 동부와 동원 컨소시엄이 자금부담이 커지게 됐다. 은행주가가 급등하면서 인수 가격도 대폭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액면가를 한참 밑돌던 조흥 외환은행 주가가 6000원을 넘나들면서 서울은행의 액면가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서울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이들 은행보다 월등한 점을 감안하면 더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질 수 있다.
300여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동부 컨소시엄은 “자금조달에 전혀 문제 없다”고 자신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얼마를 부를 지 부담된다”고 밝히고 있다.
메릴린치등 외국사와 함께 서울은행 인수에 나선 동원도 컨소시엄 구성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서울은행을 우량은행과 합병시키려는 감독당국의 시도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져 귀추가 주목된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 은행들이 한숨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신한 하나은행장의 발언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서울은행과의 합병과 관련 “관심이 없고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고, 이인호 신한은행장도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합병할 경우 시너지가 없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은 컨소시엄들의 인수 의지가 어느 정도 강하냐에 따라 진로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량은행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상당해 이들이 원하지 않은 합병을 이뤄내기가 만만치 않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