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생명과 한일생명 매각작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대신생명은 매각주관사와 원매자간 인수 조건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데다 한일생명은 자금 납입 기일이 지나 이번에도 매각작업이 불발로 끝날 기세다.
이 두 생보사의 원활한 처리는 최근 급류를 타고 있는 대한생명 매각작업과 함께 올해 업계 판도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측면에서 조속히 매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더욱 관심을 끈다.
대신생명은 지난 10월 공개매각에 돌입한 이후 현재 3~4개의 외국 업체가 최종 의향서를 제출했다. 다만 예보와 매각주간사인 딜로이트 투쉬기업금융, 원매자간 매각 조건을 놓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예보는 2100억원에 이르는 대신생명 순자산 부족분에서 원매자가 제안하는 가격을 제외하고 공적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실사를 마무리한 원매자와 예보측이 가격 조율에서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일부 외국계 원매자의 경우 부실 규모와 매각 방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의향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예보는 부실 금융사 ‘조기 매각’과 ‘공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우선협상자 선정 절차를 무시하고 인수의향서 제출 업체 중 다수가 최종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공개매각 작업 초기에 밝힌 M&A 방식과 기존 보험사로의 매각도 적극 검토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지난해 기초의향서를 제시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사 자격을 부여해 최종 의향서를 접수한 상태”라며 “이들 업체들의 경제적 득실을 따져 가장 메리트가 큰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생명 매각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한일생명은 현재 호반레미콘, 오주개발, 남유산업, 쌍용자원개발 등 쌍용양회 계열사가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쌍용양회는 쌍용화재 지분 11.3%를 보유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상 실질적인 대주주다.
지난달 중앙제지와 계열사인 IVY캐피탈은 쌍용양회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쌍용화재 지분을 넘겨 받는 조건으로 한일생명에 대한 추가 증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자금 납입 기일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자금이 납입돼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쌍용양회와의 본계약 체결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반면 13일 까지 증자를 하지 못할 경우 공개매각절차에 들어가는 한일생명은 속이 탄다. 최근에는 쌍용양회측과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처 발굴에 나섰다.
한편 중앙제지측은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은 끝난 상태라면서도 약속한 증자 대금 납입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PCI인베스텍과 트리플아이의 사례처럼 소문만 무성한채 매각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IMF 이후 강화된 금융 환경 속에서 보험사들이 마치 부실을 양산하는 기관으로 오인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대신, 한일생명의 경우도 매각 당사자와 원매자와의 의견 조율이 쉽지 만은 않아 매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