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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서울銀 ‘뒤바뀐 운명’

송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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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10-17 22:41

제값받을 가능성 서울은행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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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은 조기정상화에 ‘점수’

순익폭증하면 헐값시비 제일銀 ‘부담’


해외매각이 무산된 서울은행과 이미 매각된 제일은행이 좋은 비교거리가 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및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달초 서울은행의 DBCP 매각협상의 최종 결렬을 선언하고, 앞으로 독자적 경영정상화, 국내매각, 다른 은행과의 합병 또는 자회사 편입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일은행은 이미 뉴브리지 캐피탈에 매각되어 정상화의 길을 걸은지 만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제일은행은 서울은행과 함께 IMF 체제로 접어들면서 해외매각이 결정된 대표적인 두 은행이다.

다른 대형은행들이 지난 98년 연이어 합병을 실천하고 중소형 은행들이 합병 또는 P&A를 당한 것과 대조적으로 제일 서울 두 은행은 정책적으로 해외매각의 길을 걸어왔다.

IMF이후 줄곳 논쟁거리였던 ‘국부유출’ 시비의 중심에 있던 제일은행 매각과 국내처리가 유력한 서울은행은 앞으로 은행 및 금융구조조정의 정책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 서울銀 公資金 제일銀 절반

일단 공적자금 투입액에서는 제일은행이 서울은행보다 월등히 많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제일은행 투입 공적자금 규모는 총13조2197억원(2001년6월말 기준)이다. 풋백옵션등에 따른 자산매입이 6조682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출자 4조9586억원, 출연 8475억원등의 순이었다. 한보 기아 대우 등 덩치 큰 부실기업 여신이 월등히 많았던 제일은행의 당시 상태를 알 수 있다.

반면 서울은행에는 제일은행의 1/2 미만인 총 5조6000억원이 투입됐다.

제일은행은 지난 97년말 약34조원의 자산을 보유했으나 예금보험공사가 13조여원을 들여 부실대출채권을 대거 매입, 지난 6월말 자산은 27%나 감소한 25조여원에 불과했다. 3년여간 줄어든 자산규모 9조원에, 자본잠식에서 플러스 1조5000억원으로 늘어난 자본규모를 합하면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제일은행의 변모를 알 수 있다.

서울은행도 97년말 약30조원 규모의 자산이 예보의 부실채권 매입 지원등에 따라 지난 6월말 19조8255억원으로 무려 33%나 줄어들었다.

서울은행은 기업여신 중심의 영업패턴과 자산규모에서 제일은행과 비슷했음에도 공적자금 지원액이 상대적으로 작아 해외매각 협상시 풋백옵션 지원 여부가 쟁점이 되기도 했다.

DBCP도 서울은행 매입 전제조건으로 풋백옵션을 주장하다 공자위의 거절로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제일銀 순익 매각價 육박

이러한 공적자금 투입과 자구노력, 해외매각 노력 등으로 두 은행은 자산 건전성 면에서는 국내에서 수위를 다투게 될 정도로 좋아졌다. 그러나 영업수익 증가율이 두 은행 모두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도 체질개선 및 영업력 제고가 두 은행 모두에게 과제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서울은행의 지난 6월말 영업수익 증가율은 마이너스 15.04%로 업종평균인 4.40에도 훨씬 못미쳤고, 제일은행도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7.05%만큼 영업수익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공적자금 지원등으로 두 은행 모두 플러스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두 은행의 자산건선성을 보여주는 BIS비율은 정상수준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은행은 6월말 BIS비율이 13.29%로 국내 최고수준이었고 서울은행도 10.73%나 되었다.

순익에서도 제일은행은 영업이익 1204억원에 법인세 환급액 656억원등에 힘있어 2002억원의 당기순익을 냈고, 서울은행은 6월말 영업이익 533억원과 당기순익 714억원을 각각 냈다.



■ 헐값매각·주인찾기 부담

우선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면에서는 제일은행이 서울은행보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주당 5만원은 되야 우리측이 본전인 반면 주당 5000원에 들어온 뉴브리지측은 10배의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대규모 풋백옵션 지원에 따라 순익규모 늘리기가 훨씬 쉬운 제일은행은 올해 4000억원의 당기순익을 낼 전망을 제시하고 있어 이미 뉴브리지가 투입한 5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은행도 매각 재추진시 이러한 제일은행의 사례가 절대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풋백옵션은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또 추가 공적자금 지원은 없다고 보면 서울은행의 매각가격은 제일은행보다 낮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제일은행은 IMF위기의 포탄을 맞은 직후 부실채권을 우리가 대부분 떠맡아 거의 공짜로 넘긴 경우라고 본다면 자산건전선등 각종 경영지표가 월등히 좋아진 서울은행 매각은 그렇지 않은 측면이 강하다.

이에 따라 매각을 위한 각종 지원조건이 없더라도 제일은행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 민영화를 추진하는 당국을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

정치적인 논리로도 집권 여당은 현재 내년 선거를 남겨두고 더 이상 헐값매각등의 시비로 휘말릴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은행을 누구에게 팔던 제일은행보다 좋은 조건에 넘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물론 높은 가격을 받으려다 주인찾기가 늦어질 수 있는 논조를 안고 있다.

반면 제일은행은 은행을 제대로 만들어보려는 경영진과 직원들의 노력에도 불구, 위와 같은 시비를 계속 안고 가는 부담을 벗어날 수 없다.

연말과 내년 이후 두 은행의 영업수익 및 당기순익 등의 지표를 토대로 운명바뀐 두 은행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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