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정기주총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였던 일은-리젠트증권의 합병이 최근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은-리젠트증권은 최근까지 합병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는 반면 전산부문에서는 독자적인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TS 차세대증권시스템 등 주요 전산시스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합병 무산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관계자들도 양사의 이 같은 독자적인 전산개발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합병을 염두해두고 있다면 합병후 시너지효과와 퍼포먼스,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업계에서는 양사의 대주주인 KOL측이 합병보다는 개별적인 운영을 통해 매각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개별 매각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KOL측이 일은증권을 인수할 당시 리젠트증권과의 연내 합병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향후 일은-리젠트증권의 합병 또는 매각은 KOL과 금감원의 추이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양사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 합병에 대해 가시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KOL측에서도 어떤 언급도 받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합병이 지연되면서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합병은 지난 6월 정기주총을 통해 주요 경영진을 KOL라인으로 대폭 물갈이하면서 조금씩 가시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즉 KOL측이 양사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합병 시나리오를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총이후 KOL측에서는 합병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양사도 새로운 업무 및 전산시스템 개발에는 적극 나서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사 모두 독자적으로 HTS, 차세대증권시스템 등 주요 전산시스템 개발 및 토탈아웃소싱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은 고위관계자는 “HTS 개발은 순환적으로 매번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차세대시스템의 경우 올 상반기 계획했던 적은 있지만 합병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합병에 대한 것은 어떤 것도 제시된 것이 없다”며 “신임 대표이사의 업무파악 등이 끝나는 이달 말이나 내달쯤 어떤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전문가들은 최근 증권업계가 전산부문 공동개발을 통해 전산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시점에서 이처럼 양사가 HTS만이라도 독자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비용부담만 더욱 늘어날 뿐이라는 지적이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