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제일은행은 적지 않은 여신을 보유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충당금을 적립, 여유가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제일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에 총2700억원(7월말)의 신용을 공여했으나 충당금을 무려 50%나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작게는 15%(조흥 외환은행)에서 아무리 많아야 45%(하나은행)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충당금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시중은행중 하이닉스반도체 충당금 적립비율로 1,2위를 차지한 하나은행과 주택은행(35%)에 이어 그 다음으로 많은 충당금을 쌓은 한미은행도 30%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해말 칼라일이 5000억원에 가까운 지분투자를 하면서 충당금 요적립 비율 대비 100%를 쌓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제일은행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하나, 한미은행이 최근 하이닉스 충격에도 불구하고 양은행의 주가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높은 충당금 적립비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데 이러한 해석은 제일은행에게 더욱 의미가 크다.
자산규모면에서 하나은행에는 절반정도, 한미은행에는 수조원 모자란 26조원 정도를 보유한 제일은행이 내년 이후 주식시장에서 다시 거래될 경우 주가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사이즈는 작지만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여신에 대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 자산건전성이 뛰어나고 당기순익은 하나 한미은행의 두배 정도를 내고 있어 지금 기준으로도 이들 은행 주가의 두배 이상은 무난할 전망이다.
주가 5만원이 공적자금 투입을 감안한 우리 정부의 손익분기점이고 뉴브리지 캐피탈은 10배의 수익을 보장받게되는 내년 이후의 ‘사건’이 기대된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