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외국계 은행 감독 강화에 나선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씨티 HSBC등 외국계 은행 한국 지점 업무감독 강화에 필요한 외환 및 국제금융 경력자 및 전문가를 공개 채용하는 등 작업에 들어갔다.
20일 금감원 및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문 인력을 채용해 다음달 중으로 외환감독국 외환감독팀이나 은행검사 2국 등에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외국계 은행용 감독정보시스템을 전면개편하는 등 외국 은행에 대한 실질적인 감독기능을 강화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외국계 은행에 대한 감독의 고삐를 죄는 것은 감독 소홀을 틈타 외환 거래등에서 편법거래를 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갖게 된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지난해말 외국계 은행들의 전체 당기순익이 99년보다 94%나 늘어나는 등 IMF 이후 해마다 거의 두 배씩 늘어나는 높은 이익증가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작년 43개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62개 점포)의 순익은 총7460억원으로 전년(3839억원)보다 3621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맞아 국내 은행들이 부실채권 정리 및 생존에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 외국계 은행들은 ‘어부지리’격으로 해마다 이익을 두 배로 키워 외환위기 3년여간 96년이나 97년보다 거의 10배 안팎의 이익을 내고 있다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불만을 감안한 움직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방 대도시에 3개 지점 인가를 냈으나 최근 금감원의 이같은 감독강화 방침에 따라 허가를 내주지 않아 올해 지점 추가 설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 지점에 대한 감독 강화와 함께 금감원은 다른 외국계 기업을 포함한 국내 일반 회사들의 외환업무에 대한 감독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금융감독위원회는 코스닥 등록 기업들의 주식을 허가없이 대량 취득한 외국계 2개 회사들에 대해 3개월간 외환거래 정치 처분을 내리는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한바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