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부산’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의 스마트카드 시장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교통카드 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대표 류예동)과 부산시 전자화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이비(대표 박건재)가 교통카드 시장에서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마이비측은 “3월말경이면 버스에 이어 지하철에서도 마이비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약 30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해 교통부문과 함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정보통신(KICC)측은 “교통카드와 기존 신용카드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자화폐 시장 진출도 계획중”이라고 밝혀 향후 스마트카드 시장에서의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로교통카드와 마이비 디지털카드 간 상호 흡수설도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비가 최근 교통, 유통,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 진출을 시도하면서 기존 교통카드 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IC칩이 내장된 마이비 콤비카드는 지난해 9월부터 부산시에 총 4만여장이 판매됐다.
최근에는 부산시가 하나로카드와 디지털카드의 지불·충전단말기 호환이 가능하도록 해 쓰임새가 더 많은 디지털카드가 하나로카드를 흡수하는 설이 크게 불거졌다.
솔루션과 단말기 공급을 담당하면서 실질적인 사업주체 역할을 하고 있는 케이비테크놀러지(대표 조정일)는 한국정보통신의 하나로카드 개발인력 출신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반면 한국정보통신은 하나로카드가 마이비 디지털카드로 흡수되는 일은 절대 없다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한국정보통신은 95년부터 교통카드인 하나로카드를 운영하면서 총 350여만장을 판매했으며, 충전 및 지급단말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카드를 디지털카드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하나로카드에 스마트카드 형태의 전자화폐 개발을 진행중이며 최종 테스트를 마치면 바로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로카드와 디지털카드의 영역이 겹쳐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카드로 통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정보통신은 기존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유리한 반면 마이비는 부산시 및 부산은행 등과 함께 전자화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화 기자 yhle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