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의 서울지역 영업 판도가 바뀔 조짐이다. 대규모 기업여신 부실로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된 광주 경남 등 2개 은행의 영업규모가 상당한 규모로 커져 독자생존의 길을 가고 있는 대구 부산 전북은행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들 지방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 수혈에 따라 자산 클린화가 이루어지고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에 편입, 고객들로부터 안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회사에 편입된 경남은행의 경우 서울지역 3개 지점의 3월말 수신규모는 4301억원을 기록, 지난해말보다 382억원(9.7%)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규모도 3월말 4718억원으로 지난해말 4139억원보다 479억원(11.6%)이나 증가해 여수신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광주은행 서울지역 3개 지점도 지난 3월말 수신규모는 2721억원으로 지난해말 1913억원보다 무려 808억원(42%)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월말 여신규모는 지난해말 3893억원보다 378억원 줄어든 3515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가고 있는 부산 대구 전북 등 3개 은행은 상대적으로 여수신규모가 작아지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부산은행은 현재 서울 강남 여의도 등 3개 지점을 운영하며 3월말 현재 수신규모는 지난해말보다 450억원(7.5%)나 줄어든 5590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은행의 서울지역 4개 지점의 3월말 수신규모도 지난해 말보다 무려 2200여억원(47%)이나 감소한 247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은행 서울지역 2개 지점의 지난해말 수신규모는 2560억원이었으나 3월말 1276억원으로 무려 5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독자생존 3개 은행들은 영업규모가 이같이 대폭 줄어든 것에 대해 ‘내실 다지기 영업형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서울지역 지점들에도 RM 제도를 도입하고 은행 수익에 기여할 우량 중소기업 등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이탈해 영업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며 내실있는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도 “지방은행 서울지점들은 IMF 이전 시중은행들의 틈새시장에서 대기업 여신 영업을 하다 된서리를 맞은 경험이 있어 현재는 중소기업이나 우량 개인고객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