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 의한 주택은행의 흡수합병 가능성이 금융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과의 합병에서 주택은행이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로 ‘시스템 우위론’을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은행의 내부 인사 및 조직체계가 아직 구태를 벗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월한 주택은행의 시스템을 합병은행에 적용시켜야 합병은행이 은행다운 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주택은행측의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국민은행이 전반적인 규모의 우위를 내세우는 것에 대한 반격 논리로 보이며 외형보다는 실질이 합병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주택은행 관계자는 “지난 98년 중순 이후 200억원이 넘은 컨설팅을 받아 내부 인사 및 조직 체계를 탄력적, 효율적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아직도 인사상에 있어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국민은행이 합병 주도권을 잡을 경우 그 동안의 경영혁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주택은행은 이같은 내부 시스템 우위론의 근거로 크게 두 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는 기존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부행장 등 업무중심이 아닌 연공서열로 분류되는 직급체계를 팀원과 팀장 및 부행장 등 3단계로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100여명이 넘는 외부 전문인력을 각 팀 및 업무 단위별로 대거 영입, 이같은 팀제가 명목상이 아닌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주택은행은 이 같은 우월적인 내부 시스템을 합병은행에서 살리지 못하면 그동안의 개혁작업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합병은행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택은행은 국민은행이 주도권을 잡게되면 이같이 외부에서 대거 영입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자리를 잡지 못해 은행을 대부분 떠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전략, 인터넷, CRS 및 CRM 등의 핵심부서에 외부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은 입행 연도, 나이, 학력 등 기존에 직위와 임금을 판가름하는 기준과는 전혀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전통적인 조직문화와 연공서열 위주의 직급 체계로는 이를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합병을 통해 규모가 크고 혁신적인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시스템의 우위에 있는 주택은행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택은행은 이같은 우월한 내부 시스템을 성공시킨 것이 전적으로 김정태닫기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