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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증권사 증권업 전산시스템 개발 ‘딜레마’

임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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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3-28 23:24

올 한해 수백억원 투자...시장형성단계 지나 투자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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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대투증권 등 전환증권사들이 증권업 전산시스템 개발을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개인금융시장 진입을 위해 대규모 전산프로젝트들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 전산시스템의 투자대비효과에 대해 업계는 물론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환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HTS) 랩어카운트 CRM 등의 단계별 전산시스템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개인금융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산시스템 개발을 위해 이들 3개社가 편성한 전산 예산만 해도 수백억원이 넘는다. 특히 대투증권의 경우 10년간 고수해오던 투신영업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이미 약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실정이다.

하지만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환증권사들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에서부터 CRM까지 개인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미 시장형성 단계를 지나 업계간 시장구도가 굳어진 상태에서 얼마만큼의 투자대비효과를 얻을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이버주식시장의 경우 이미 상위 10개 증권사가 75%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종합자산관리와 랩어카운트도 기존 증권사들의 ‘장터’가 돼가고 있어 전환증권사들의 운신(運身)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외국계 증권사들마저 선진금융기법을 동원해 국내 개인금융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어 전환증권사들로서는 시장형성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미 고객들은 삼성 현대 대우 미래에셋과 같은 증권사들의 브랜드 이미지와 HTS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으며 기본적인 주식거래업무와 투자정보 소구에도 만족하는 상태”라며 “전환증권사들이 향후 시스템을 오픈하고 특별한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와도 개인금융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업계 반응과 관련 전환증권사 내부에서도 전산시스템 개발의 타당성과 수익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특히 이들 전환증권사가 긴급 공적자금을 수혈받고 갱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내부적인 의견대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즉 국민의 세금과 같은 공적자금을 불투명한 시장에 함부로 투자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다.

지난 23일 자체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www.yescyber.co.kr)을 오픈한 현대투신증권 관계자는 “개인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외 시장조사와 시스템 개발 사항을 총점검하고 다양한 기획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선행되겠지만 현재 전환증권사들의 상황이 너무 열악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전환증권사들은 내부적인 반발이 거세지자 전산프로젝트 진행을 특정 전산실무자와 임원들 사이의 핫라인을 통해 비밀리에 이행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시스템 개발 방향에 따른 의견대립으로 전산실무자와 임원진들간의 불협화음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과 CRM개발을 병행하고 있는 한 전환증권사 관계자는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 개발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실무자들이 시스템 개발 계획을 마련했지만 임원진들과의 의견대립으로 개발 계획이 무산됐다”며 “실무자들의 의견과는 다르게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내부 운영자들은 개발의욕도 상실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전환증권사들이 여러 개의 대형 전산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기초 전산인프라 마련없이 CRM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IT 업체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향후 중복투자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전환증권사들로서는 이 같은 내외부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개인금융시장 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이버주식시장에서 랩어카운트와 종합자산관리까지 개인금융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환증권사들은 증권업 전산시스템 개발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전환증권사 관계자는 “금융기관간 겸업화와 인터넷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기존 투신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게 됐다”며 “대규모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해 시장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전환증권사들이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슬림화하고 모든 전산시스템 개발 계획을 특화영업 기반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특히 시장성이 불투명한 전산시스템 개발 계획의 경우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축소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전문가는 “공적자금을 ‘쌈짓돈’ 쓰듯이 한다면 향후 결과를 놓고 또 한번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 것”이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로선 기획단계에서부터 타겟 마케팅을 중점으로 한 축소된 개발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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