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증권사인 CSFB가 외국계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원장이관을 추진한다. 그동안 홍콩의 아시아 지역 총괄본부와 물밑작업을 진행해오던 CSFB는 관련업체들의 제안설명회가 끝나는 내주 초 업체선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원장이관 작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CSFB는 이번 원장이관을 위해 관련업체들에게 패키지 소스 및 외국 환경에 맞는 프로토콜 제공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발업체가 패키지 소스 제공을 원하지 않을 경우 신규 개발을 통해 원장이관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따라서 당초 10억원 내외로 집계됐던 예산은 크게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SFB의 원장이관 프로젝트를 놓고 ICM 교보정보통신 동양시스템즈 펜타소프트 등 국내 주요 원장이관 개발업체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이들 업체들은 CSFB의 원장이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컨설팅, 부가 솔루션 제공, 다년간 유지보수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등 전사적인 차원에서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외국계 증권사로서는 처음 실시되는 CSFB의 원장이관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향후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산화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FB는 개발업체들의 국내 증권사 원장이관 경험과 서비스 지원 정책에 따라 수주업체를 결정할 예정이며 특히 패키지 소스 공개 등의 자사 제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업체를 우선 순위 대상자로 뽑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장이관을 위한 CSFB의 제시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향후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산화 작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각 업체들마다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CSFB는 내주 초 개발업체를 선정해 본격적인 이관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며 올 11월경 시스템을 오픈할 방침이다.
한편 CSFB의 원장이관은 그동안 전산 아웃소싱과 자체 전산화 사이에서 고민하던 他외국계 증권사들에게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외국계 증권사들도 원장이관을 위한 검토작업을 끝낸 상태지만 국내 환경에 맞는 특별한 벤치마킹 대상이 없어 아직까지 실질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CSFB의 원장이관 추이에 따라 他외국계 증권사들의 원장이관도 줄이을 전망이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