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의 이같은 분위기를 풀어줘야 경영이 잘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이에 따라 은행경영을 이끄는 은행장들이 최근 술자리에서 갖가지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만들어 임직원을 위로하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은행 업무와 음주 문화를 연관지어 술 이름을 작명하는 것이다. 여러 은행장중 음주 회수와 음주량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김경림 외환은행장이 이 점에서도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김행장은 부산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임직원들과 술자리를 많이 갖기로 유명한 은행장. 원래 지방은행장들이 행장 사택에서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아 일과후에 임직원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도 하지만 건강체질인 김행장이 술자리를 많이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김행장은 지난해 5월 외환은행장에 부임하자마자 현대 사태가 터져 부산은행에서 1년 반 고생한 것을 며칠만에 다 했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지만 최근 김행장이 잦은 술자리에서 많이 쓰는 수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술잔 돌리기 문화에서 나온 것으로 우선 ‘합의주’라는 것이 있다. 아래 임직원이 행장에게 술을 올리기 위해서는 나머지 사람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나머지 사람이 다 한잔씩 술잔을 비워야 합의가 됐다고 인정, 김행장이 그제서야 술잔을 받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전결주’. 이 경우는 부행장이나 다른 고참 임원이 있는 경우로 행장에게 술을 따라 주려 하면 “부행장 전결로 처리하지”라며 사양하는 방식이라는 것. 대부분 많은 사람들과 술을 대작해야 하는 김행장이 음주량을 조절하는 방식들로 업무 용어와 관련돼 다른 은행들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김행장은 술자리에 동석한 다른 임직원들에게만 합의주, 전결주 하며 술을 여러 차례 돌리고 자신은 늦어도 밤 12시면 자리를 뜨고 있어 소문처럼 음주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는 후문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